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이 세계적으로도 가장 비싼 수준이라고 밝혀 논란이 증폭됐다. 소비자원은 29일 조사 결과 우리나라 이동통신 음성통화 요금이 통화량이 비슷한 미국·영국·홍콩 등 15개국 가운데 가장 비싸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즉각 소비자원의 비교 대상 국가 선정을 포함, 조사 기준 등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파문이 예상된다. 팩트(사실)에 대한 정부부처 간 인식 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음성통화 요금은 지난해 0.1443달러로 15개국 평균(0.1024달러)을 웃돌며 제일 비싼 수준이다. 특히 OECD 8개 국가를 포함, 10개국가중 분당음성통화요금(RPM)이 3위에 올랐다.
방통위는 다른 의견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그리스처럼 SIM카드가 활성화한 나라에서는 개통 단말기 수와 실제 이용자가 다른만큼 가입자당매출(ARPU)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착시를 사실로 오인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두 국가 기관 간 인식차가 왜 이리 큰 것일까. 소비자원의 상위기관인 공정위와 방통위의 전신인 정통부는 그동안 통신시장의 규제를 놓고 사사건건 충돌해왔다. 혹시라도 두 기관 간 다른 목소리가 해묵은 헤게모니 경쟁 차원에서 제기한 것이 아닌지 하는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정부부처 간에 논란이 생기면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 정책의 방향이 엉뚱한 쪽으로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려면 타당한 기준과 비교가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소비자원(공정위)과 방통위 간 이통요금을 놓고 나오는 불협화음은 이번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