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의 실직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기술인력들이 자신들이 몸담아온 첨단 기술산업을 떠나 다른 분야를 ’노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실리콘밸리의 고용센터 등에서 다른 산업분야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기술인력 구직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실직자들에게 네트워크와 훈련 및 새 일자리 찾기에 도움을 주는 단체인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의 ’프로-매치’의 사례를 보면 이런 현상이 확연하다.
프로-매치의 프로그램에 출석하는 사람 수는 올해 들어 180명에서 지금은 최대 수용인원인 225명까지 증가했다. 이 가운데 80%가 기술산업 분야 인력이고 이들 중 3분의 1 가량이 기술산업이 아닌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추가로 450명 가량이 이 기관을 통해 일자리를 찾기 위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프로-매치에 따르면 기술분야 실직자들의 많은 수가 청정에너지나 헬스케어 분야의 일자리를 목표로 하고 있고, 심지어는 교육이나 금융컨설팅 분야로 이직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프로-매치에서 실직자들을 돕는 코니 브록씨는 기술기업들이 어려워지는데다 기술분야에 종사하는 것이 지친 사람들이 갈수록 기술산업에서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런 현상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강했던 산업분야에서 일했던 사람들조차 심각한 경기침체에 적응해야만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실리콘밸리에서는 기술기업들이 경기하강에도 잘 견디면서 실업사태가 심각한 수준까지 이르지 않았지만 작년 말부터 기술기업들도 지출을 줄이고 감원에 나서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캘리포니아주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던 실리콘밸리의 실업률은 지난 5월부터는 평균치보다 높아져 6월의 경우 11.8%로 캘리포니아주 평균치 11.6%를 능가했고 특히 반도체 제조업 분야 같은 곳에서 실직사태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