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휴대전화 번호이동 건수가 7월 들어 30%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지난달 1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과도한 마케팅 자제 권고에 따른 것이지만, 여전히 010 신규 시장에서는 보조금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휴대전화 번호이동 건수는 총 89만1천138건으로 전달의 124만9천765건에 비해 28.7% 감소했다.
올해 들어 월간 번호이동 건수는 지난 1월 35만1천386건에서 2월 40만5천566건, 3월 66만4천670건, 4월 83만9천11건에 이어 지난 5월과 6월에는 각각 119만7천507건과 124만9천765건으로 2개월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업자별로는 7월 번호이동 시장에서도 SK텔레콤의 강세가 이어졌다. SK텔레콤은 지난달 KT로부터 23만5천177명, LG텔레콤으로부터 12만5천695명의 고객을 끌어와 총 36만872건의 번호이동으로 점유율 40.5%를 기록했다.
KT는 SK텔레콤과 LG텔레콤으로부터 각각 23만3천10명과 8만6천152명의 고객을 유치해 35.8%의 점유율을 나타냈고, LG텔레콤은 SK텔레콤과 KT로부터 각각 12만3천48명과 8만8천56명의 고객을 끌어와 23.7%의 점유율을 보였다. 전달과 비교해서는 SK텔레콤은 점유율이 1.5%포인트 떨어졌지만, KT는 1%포인트, LG텔레콤은 0.5%포인트 각각 올라갔다.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감소했지만, 이통사들이 무대를 옮겨 010 신규 가입 시장에 보조금을 집중하면서 여전히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들이 매일 실적이 집계돼 시장 과열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는 번호이동 시장보다는 월초에 한 번만 실적이 발표되는 010 신규 시장에 보조금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까지 이통 3사 대리점 단가표에 따르면 번호이동보다는 010 신규로 가입할 때 수만원에서 수십만원까지 휴대전화를 싸게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 지난달 010 신규 가입자 시장 규모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작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7월 번호이동 시장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6월에 비해서 30% 가까이 줄었지만 010 신규 가입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시장이 진정됐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