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와이브로 환경 조성은 정부의 몫

 와이브로 음성탑재를 놓고 장고를 거듭해 온 KT가 이르면 11월 와이브로 음성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KTF 합병으로 이통사업을 함께 챙기기 시작한 KT로서는 매우 힘든 결정을 내렸다.

 KT는 그동안 와이브로 음성서비스를 탑재하더라도 기존 3세대(3G) 이동통신망에 연결, 와이브로와 3G 이동통신을 혼용해 사용하는 것에 국한한다는 소극적 방침이었다. 일단 와이브로를 챙기고 가되 투자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으로, 와이브로를 3G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정도로 접근했던 것이다.

 이번 ‘선언’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일단 ‘일시적 끊김’에도 민감한 음성 통화서비스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추가 투자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와이브로가 3G의 대체재임을 선언함으로써 국내외 시장에서 ‘와이브로 vs LTE’의 경쟁구도를 보는 인식에도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해외 이동통신사업자와 장비업체를 축으로 한 LTE 진영은 상용화도 안 된 상태에서 적극적인 도입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미 상용화한 와이브로의 세계적인 확산을 가로막는 지경이다.

 와이브로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정부는 KT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정부로서는 아무리 와이브로를 국가 차원에서 성장동력으로 민다고 해도 투자 당사자인 사업자들의 의지 없이 공허한 목표기 때문이다.

 염두에 둬야 할 것은 KT의 결정에는 사업자로서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하는 ‘수익성’ 이상으로, 한국이 주도한 4G 기술을 성공시켜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많이 고려됐을 것이라는 점이다. 사업자들의 어려운 결정이 그들에게 ‘후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사업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은 이제 정부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