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객정보 관리, 다양한 시도 이어지길

 주민등록번호 정보 유출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내년 2월부터 주민등록번호 대신 자체 개발한 고객정보번호를 업무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주민번호 유출에 따른 폐해를 줄이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인터넷사용자의 주민번호를 대신해 사용할 수 있는 i핀을 개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노력도 국민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가입자 마케팅을 주 사업으로 하는 유관 업계의 사업상 불편 등이 맞물리면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KB국민은행의 고객정보번호 도입은 새로운 대안으로 다가온다. 더욱이 어느 서비스 분야보다 개인 확인 절차가 중요한 금융권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기존 관행을 깨겠다는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환영받을 만하다.

 물론 KB국민은행의 시도가 주민번호 사용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 완벽한 서비스는 아니다. 최초 고객 계좌 개설 시에 주민번호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후 행내 업무는 주민번호 대신 무작위로 추출한 20자리가량의 고객정보번호를 활용하기 때문에 주민번호 유출 가능성과 2차 피해가 크게 줄어든다.

 일단 가장 민감한 금융거래 분야에서 주민번호를 대체할 새로운 개인정보 관리체계가 확립되면, 그 자체가 우리 서비스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우리 일반 국민의 일상 생활에서 주민번호 요구 관행을 완전히 퇴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금융권은 물론이고 산업계 전반에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