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 이후, 미국과 일본 등이 경제대국으로 자리 잡는 데는 제조업의 경쟁력이 큰 역할을 했다. 미국은 자동차와 군수산업을 바탕으로 초강대국의 입지를 다졌고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계기로 기술을 발전시켜 현재는 첨단 제조업 국가의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상황을 보면 선진국이라도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면 경제위기에 매우 취약함을 알 수 있다.
20세기 정보화는 새로운 생활문화를 가져왔고 이에 맞는 제품이 속속 개발되면서 선진국 바이어들이 우리나라 제품을 문의하는 일이 잦아졌다. 이는 우리 기업의 우수한 디지털 응용 기술과 아이디어 창출 능력을 인정한 결과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제조업 창업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정부는 이러한 분위기를 해소하고 기술형 창업을 활성화하고자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아이디어 상업화 지원 사업’도 그중 하나다.
이 사업은 우수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시제품 개발은 물론이고 사업화까지 도와 성공적인 창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즉,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에게는 개발에 따른 비용 부담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2월에 시작한 동 사업에 지금까지 2만여 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고, 그중 509건을 지원 대상 과제로 최종 선정했다. 그리고 사업시행 초기에 선정한 아이디어 중에는 이미 제품개발이 완료되고 판매를 위한 상담이 진행 중인 경우도 있어 고무적이다. 이에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는 유통업체와의 만남의 장을 만드는 등 사업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납품하는 부품을 수주 생산하는 일이 많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히트상품을 개발·생산하는 사례 또한 적지 않다. 국내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팀 청소기와 음식물 처리기, 에디슨 젓가락 등이 그 예며 닌텐도 게임기와 애플 아이팟도 첨단기술이 아닌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상품이 된 경우다. 그리고 우리 민족은 창의성이 뛰어나고 다른 나라에 비해 앞선 정보기술(IT)을 갖고 있기에 이를 잘 어우른다면 정보화 시대를 선도하는 다양한 신제품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응용분야가 넓은 저전력 LED부품 기술 발전과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모바일 비즈니스 문화 등이 새로운 아이디어 제품이 창출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창업은 미래에 대한 도전이자 투자며,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자 경제위기 탈출을 위한 활력소다. 따라서 예비창업자들이 창업하기 쉬운 환경 조성과 적극적인 창업 촉진 정책이 필요하기에 정부는 차세대 신기술 분야를 위한 정책에도 힘을 쏟고 있지만, 아이디어 제품 창업을 지원하는 정책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우량 중소기업 중에서 IMF라는 경제 위기 속에서 창업한 기업도 많다. 따라서 이번 경제위기도 수년 후에 우량기업이 될 중소기업이 탄생하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갖고 있는 많은 중소기업과 예비창업자가 ‘아이디어 상업화 지원 사업’에 도전하기를 기대한다. 우리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모든 지원 제도를 동원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 성공적인 창업과 성장을 도울 것이다.
이기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LKW@sb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