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묘목 한 그루는 수많은 세월을 지내면서 거친 바람과 눈사태를 맞아도 거뜬히 이겨냈다. 그런데 500년이 넘는 인고의 시간을 버텨온 고목이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고 말았다.
나무학자에 의하면 거대한 나무를 쓰러뜨린 건 다름 아닌 손톱만 한 딱정벌레였다. 태풍도 아니고 눈보라도 아닌 하찮은 딱정벌레가 나무 심지까지 파고들어가 그간의 세월을 잡아먹어 버린 것이다. 어렵게 생각한 일은 공 들이고 주의를 주어서인지 의외로 쉽게 극복한다. 반면에 쉽게 봤던 일이 진짜 쉬운 경우는 드물다. 우습게 알고 얕잡아 본 것이 허를 찌르고 허물어 뜨린다.
습관도 작은 것 같지만 막강하다. 한문으로 ‘익힐 습(習)’과 ‘익숙할 관(慣)’이 만나 ‘익힌 대로 익숙해진다는 뜻’의 ‘습관’을 만든다. 일상의 작은 것일지라도 큰 결과를 만들어낸다. 나쁜 습관을 가지면 그릇되고 악한 일을 하면서도 그것이 나쁘다는 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는 뻔뻔스러운 철면피가 되고 만다. 반대로 좋은 습관이 생기면 별로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도 자동으로 후덕한 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무리 돌을 하늘로 향해 던져도 돌이 하늘로 스스로 올라가는 습관은 생기지 않지만 사람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그 행동을 자동적으로 행하게 되는 습관이 생긴다”고 했다. 부정적으로 말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부정적인 삶’을 만들고 지각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때늦은 인생’을 만든다.
‘짧은 동화 긴 생각’에서 이규경은 “어떤 이가 작은 습관을 하나 만들었다. 그는 그것을 늘 끌고 다녔다. 그 습관이 자라서 큰 습관이 되었다. 지금 그는 그 큰 습관에 끌려 다닌다”라고 말했다. 작지만 큰 습관, 잘 만들고 잘 다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