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1일(현지시간)로 예정했던 회원국들의 이동통신요금 조사결과 발표를 다음 달 7일로 갑작스럽게 연기함에 따라 결과 발표를 기다려왔던 KT, SK텔레콤,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업체들은 “속이 타들어 간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OECD의 이통 요금 조사 결과 발표는 2년마다 이뤄지는 것으로, 정부가 이를 근거로 이동통신 요금 인하 여부와 방향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
특히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의 이동통신 요금 국제 비교 발표 이후 정부와 시민단체에서 요금 인하 압박 기류가 점점 거세지고 있어서 통신업계는 이번 OECD 조사 결과 발표가 불어닥칠 ‘태풍’의 파괴력과 방향성을 정할 것으로 보고 온통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10일 OECD 홈 페이지에 ’OECD 통신 아웃룩 2009’ 발표일을 9월 7일로 연기한다는 내용이 올라왔지만, 연기 사유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이 없자, 통신업체들은 “도대체 OECD가 자꾸 연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OECD는 애초 6월에 조사 결과를 발표하려다가 연기했다고 이번에 또다시 뒤로 미룬 것이어서 통신업계에서는 “차라리 매를 맞아도 일찍 맞는 것이 낫다”며 불평을 털어놓았다.
여름철인 8월에 발표되면 한바탕 법석을 떨고 넘어가면 될 것을 9월에 발표되면 국정감사 등을 앞두고 부담이 더욱 클 것이라는 게 통신업계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KT 관계자는 “OECD 조사 결과 우리나라 요금 수준이 높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등 자꾸 말만 무성해지는데, OECD가 왜 자꾸 시기를 늦춰서 더욱 곤란하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매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동통신 요금 인하가 이슈가 되는데, 이번에도 하필이면 OECD 조사 결과가 가장 민감한 시기에 나오는 지 참으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OECD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통신 요금 제도 개선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방통위는 무선데이터요금 인하를 유도하는 한편 보조금을 받는 이용자와 받지 못하는 이용자에 대한 요금 차별화 및 통화량이 많지 않은 이용자에 대한 요금 인하 등이 필요하다고 인식, 이러한 방향에서 요금 인하 지침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