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4대강 살리기` ICT가 기반이 돼야 한다

[ET단상] `4대강 살리기` ICT가 기반이 돼야 한다

 최근 ‘4대 강 살리기’ 국책 프로젝트를 두고 찬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심지어는 이것을 “4대 강 죽이기”라느니 “강은 사람의 손이 닿는 그 순간부터 파괴돼 버린다”느니 하는 극단적 견해들까지 그 의견이 실로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이를 두고 19세기 초 영국에서 리버풀과 맨체스터를 잇는 철도 건설이 처음 논의되던 때 영국 하원 특별위원회에서의 뜨거웠던 찬반논쟁을 연상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1960년대 말에 거의 국가예산의 4분의 1을 투자해 추진했던 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생각하며 격세지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대형 국책프로젝트를 두고 이루어지는 논의를 보면서 내가 더욱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지금까지 한참을 논의해 왔지만 논의 그 자체는 늘 총론적 겉핧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것은 꼭 해야 되고, 어느 것은 절대 안 된다는 식의 총론적, 감정적 논의에서 벗어나 이제는 구체적인 문제점과 대안을 중심으로 더욱 분석적이고 이성적인 논의를 해 나갈 때가 아닌가 싶다.

 이러한 생각에서 나는 ‘4대 강 살리기’ 프로젝트가 어떻게 하면 4대 강 죽이기나 파괴가 아니라 오히려 환경을 개선하고 풍부한 수자원을 품은 아름다운 국토로의 재탄생을 이뤄 후대에 물려줄 수 있을지 몇 가지 얘기하고자 한다.

 우리는 지난 10여년 전 IMF 경제위기를 보란듯이 성공적으로 극복해 온 세계 속의 자랑스러운 국민이다. 그러한 경제위기 극복에 톡톡히 효자 역할을 해 왔던 것이 바로 지금껏 우리 경제 성장의 한 축을 굳게 받쳐오고 있는 IT산업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휴대폰·반도체·디스플레이와 같은 세계를 이끌고 있는 한국의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산업은 이제 우리 모두의 자랑거리다. 이러한 ICT를 적극 활용해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4대 강 살리기를 추진하면 어떨까.

 ICT 인프라는 마치 우리 몸의 신경망과 같아서 분명 4대 강에 새로운 생명력과 혼을 불어 넣어 줄 것으로 믿는다. 연중 불규칙한 강수량을 잘 보전해 사시사철 적정량의 질 좋은 수자원을 보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예측과 이의 통합 관리가 필수다. 홍수 피해 등을 예방하기 위해 잠수교에 그려진 수위척도에 의존해 밤을 새울 것이 아니라 이제는 강우량과 댐 수위 및 물 흐름과 확산의 속도 등을 정밀하게 예측해 더욱 과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밖에도 4대 강에 오염물질 투척이나 오수방류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모니터링 없이는 4대 강을 아름답고 푸르게 다시 살려낼 수는 없다. 이러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방송과 통신, 즉 첨단 ICT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을 가능케 해 줄 유비쿼터스 통신망, 첨단 센서 네트워크, 유체 시뮬레이션, 통합적 통제와 관리를 가능케 해 줄 첨단정보시스템 등 ICT인프라는 이미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걱정할 것이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가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를 기반으로 우리의 4대 강 살리기를 추진한다면 틀림없이 세계적인 명품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박기식 ETRI 연구위원 kipark@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