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州, 디지털교과서 도입 논란

‘종이 교과서’를 없애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던 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11일 고교용 무료 디지털 수학과 과학 교과서 10종을 공개했다.

글렌 토머스 주 교육장관은 이날 교육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이것은 획기적인 변화”라면서 캘리포니아 교육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디지털 교과서가 학년별, 교과별 학생들이 성취해야 할 내용을 담은 내용표준(content standards)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고, 주 정부가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위한 기반 시설과 훈련 비용 등 추가 경비를 고려하지 못한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12일 보도했다.

피터 윌슨 캘리포니아 주지사 시절 교육장관을 지낸 마우린 디마르코는 “단순히 새 기술이라고 해서 이용할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이 현재 가진 것보다 좋을 때 그것을 이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올해초 주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방안이라면서 무료 디지털 교과서 도입 계획을 발표하고, 출판사들에 수학과 과학 과목의 견본을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토머스 교육장관은 제출된 견본 20종 가운데 10종이 주 정부의 기준을 90% 이상 충족시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별도의 검토 보고서는 디지털 교과서들이 교육 관리들이 제시한 기준에 훨씬 못 미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앞으로 온라인 교과서가 교실에서 더 많이 쓰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에 따른 문제점을 우려하고 있다.

우선 디지털 교과서를 이용하는 것은 무료이지만 이를 이용하려면 학교에 더 많은 컴퓨터가 필요하고 인터넷 서비스도 확대해야한다는 것이다.

교육행정가인 리처드 로드리게스는 “디지털 교과서 도입 문제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그것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결국 누가 돈을 내야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주지사실의 카미유 앤더슨 대변인은 교육구들이 추가로 재정지출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학교에서는 기존의 하드웨어로도 무료 디지털 교과서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