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ㆍ케이블 `공공시장의 결투`

 공공서비스 시장을 놓고 IPTV와 케이블TV업계가 한 판 승부를 벌인다.

 IPTV가 학교, 군대 등 규모가 큰 공공 시장에 진출하자 이 분야 강자였던 케이블TV 진영이 수성을 선언하고 나선 것. 양 진영의 공공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투자 창출로 이어져, 서비스 품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사업자인 IPTV진영은 교육과학기술부·국방부 등과 연계해 ‘지역을 초월한 큰 서비스’를 내놓고 공공시장에 대한 본격 공세를 준비하고 있고, 지역 사업자인 케이블TV 업계는 지역교육청 등과 함께 ‘작지만 지역 특화된 서비스’로 응수하고 있다.

 특히 공공 분야의 경우 수익성은 차치하더라도 상징성이 커, 양 진영의 점유율 싸움은 자존심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IPTV진영이 최근 발표한 ‘IPTV 병영서비스 시범사업’이 도화선이 됐다. 영상면회 등이 포함된 병영 시범사업의 개요가 공개되자 케이블TV업계 대외 정책 담당 임원들은 여의도 협회 사무실에 모여 ‘공공 분야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IPTV 병영서비스는 영상면회 등 양방향 서비스와 교육콘텐츠서비스 등을 IPTV를 통해 제공한다는 것으로 IPTV가 기본 인프라로 전국 병영에 깔리게 된다는 측면에서 케이블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도서·산간에 깔린 위성방송을 제외하곤 대부분 군부대엔 케이블TV가 장착돼 있다. 현재 협회 측은 전국적으로 9∼10만 여 선의 케이블TV가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IPTV 병역 서비스가 확대되면 케이블TV도 위협 받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군대는 규모도 크지만 미래 고객인 20대 젊은층이 IPTV에 익숙해지게되는 게 더 겁나 대책을 논의 중”이라며 “디지털 케이블을 이용한 소규모 부대 단위 특화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블TV와 IPTV간 경쟁은 교육시장에서 더욱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IPTV사업자들이 학교 공부방 등을 통해 케이블TV의 텃밭이었던 초·중·고등학교 시장을 ‘전국구’로 파고들자 케이블TV사업자들은 아예 지역 교육청과 손잡고 수능강의에 나서는 등 강점인 ‘지역’색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티브로드는 최근 경기도교육청과 양해각서를 체결, 경기지역 397개 고등학교에 수학과 외국어 등 4개 강좌를 하루 2차례, 100분씩 지역 채널을 통해 방송키로 했다.

 이덕선 티브로드 사장은 “공교육을 활성화를 위해서 지역 교육청과 손을 잡았다”며 “공공 시장에서도 케이블TV의 장점은 지역을 보다 잘 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진영의 이같은 경쟁은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KT 등 IPTV사업자들은 지방 공공 시장 공략을 위해선 IPTV의 전국 공급이 급선무라는 판단에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지역을 점차 ‘지방’으로 확대하고 있다.

 케이블TV진영은 반대로 ‘공공 시장 입찰을 위해선 지역별로 수준이 다른 망을 표준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지역망을 ‘전국화’해 공동 백본망을 추진하고 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