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확정된 노텔네트웍스의 무선 사업부문 매각에 대해 재검토를 요구하는 캐나다 업계와 정치권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17일 뉴욕타임스는 파산절차에 들어간 노텔의 무선 사업부문을 스웨덴 에릭슨에 매각(11억3000만달러)키로 확정됐지만 캐나다 정·재계가 반발하며 정부의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요구에는 지난 100여년간 캐나다의 대표적인 기업으로서 노텔이 지닌 상징성과 가치, 그리고 롱텀에볼루션(LTE) 등 이 회사의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이 국부(國富)의 가치를 지닌다는 주장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매각 재검토 주장은 블랙베리 성공신화를 만든 리서치인모션(RIM)의 최고경영진 제임스 발시리와 마이클 라자리디스 등이 강력하게 제기한 가운데 일부 정계와 학계에서 뒷받침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자리디스는 “노텔이 보유한 LTE 관련 연구개발 성과는 캐나다가 절대로 잃어서는 안될 ‘국가적 자산’”이라고까지 강조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부라이언 매세 의원은 “노텔 사안을 더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노텔 무선부문의 매각 대신 크라이슬러의 사례처럼 정부가 잠정적으로 소유하면서 생존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토론토대의 미켈 톰백 전략경영학 교수는 “많은 이들이 세액공제를 통해 노텔의 연구개발에 들어간 엄청난 정부자금에 분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캐나다인들은 이미 금융위기 이전 인코·알칸 등 자국 기업들이 해외 경쟁사에 매각된 사례를 비롯해 2007년 US스틸에 인수된 자국 철강업체 스텔코의 규모가 급격히 작아지면서 여론이 악화된 경험도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노텔이 LTE와 관련해 과연 대단한 기술을 가진 것인지, 왜 RIM은 매각이 결정되기 전에 이 같은 이슈를 공론화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테펀 하퍼 캐나다 총리는 노텔 무선 부문 매각은 ‘캐나다투자법(Investment Canada Act)’에 비춰 국가적 이익 측면에서 검토될 수 있다는 점은 시사했지만 특별한 개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한편 미국과 캐나다 법원은 지난달 이번 매각 건을 승인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