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마우스·키보드는 잊어라"

넥슨과 MIT미디어랩 연구원들이 스크린을 향해 사물을 던져 온라인 게임 속 캐릭터를 공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넥슨과 MIT미디어랩 연구원들이 스크린을 향해 사물을 던져 온라인 게임 속 캐릭터를 공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을 PC 마우스나 키보드 입력 없이 즐기는 시대가 온다.

 넥슨(대표 서민·강신철)은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과 현실과 가상세계인 온라인 게임을 연결하는 연구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MIT 미디어랩의 텐저블 미디어(Tangible Media) 그룹과 넥슨 에어라이더 개발진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이나 인형 등 사물을 온라인 게임의 입력 장치로 구현했다.

 두 기관은 현실의 스크린을 향해 공이나 인형을 던지면 온라인 게임 속 캐릭터에 공격이 가해지는 실험을 했다. 기존의 컴퓨터 입력장치인 마우스와 키보드를 통한 게임 조작에서 벗어나 일상의 물건을 이용해 게임을 즐기는 새로운 시도다.

 또, 특정 사물을 PC와 연결된 카메라로 찍은 후 실제로 던지는 행위를 하면 게임 내에 그 사물의 이미지가 게임아이템으로 구현된다. 게임 캐릭터가 사물을 잡아 던지는 프로그램도 만들어졌다. 이는 온라인게임 내에서 사용 가능한 자신만의 아이템을 직접 만들 수 있는 ‘UCC(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콘텐츠) 게임’의 한 영역으로서 시도됐다.

 에어라이더팀의 진성건 개발자는 “고정관념을 넘어선 이번 연구는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온라인게임이 컴퓨터를 벗어나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MIT 미디어랩의 정기원 연구원은 “넥슨과 MIT 미디어랩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같은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며 “가상현실 세계인 온라인게임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연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MIT 미디어랩의 ‘텐저블 미디어 그룹’은 주변의 사물을 디지털 기기(텐저블 인터페이스: Tangible Interface)로 활용함으로써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편리한 디지털 세상’을 창조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입을 수 있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 ‘전자종이’ ‘100달러 컴퓨터’ 등이 이 그룹을 통해 구체화됐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