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휴대폰 보급률은 이미 67%가 넘어서면서 유선 인터넷 보급률을 무려 3배 이상 앞질러 가고 있다. 전 세계 이동전화 가입자 수 또한 45억명을 넘어섰고 2013년에는 62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무선인터넷 시장 규모는 2014년에 약 10배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모바일 콘텐츠 시장 규모도 2012년에 약 740억달러의 규모로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특히 아이폰 출시와 함께 모바일 콘텐츠의 유통 환경은 전 세계적으로 일대 변혁기를 맞고 있어 모바일에서의 웹 환경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웹은 이제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의 유통 기반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최근 전 세계 이동통신 서비스 산업은 서비스와 콘텐츠 중심의 개방형 서비스를 지향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필사적인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어 향후 모바일 콘텐츠의 유통 구조 또한 새로운 변화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국내 이통사·단말사 등은 애플의 앱스토어 성공을 부러워하면서 앞다투어 오픈마켓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더불어 최근 다양한 스마트폰의 출시는 기존 모바일 단말의 활용성 한계를 뛰어넘으며 미래 모바일 콘텐츠 산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는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모바일 콘텐츠 산업 활성화의 저해 요소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불공정한 요금체계와 폐쇄적인 콘텐츠 유통 환경이다. 투명하지 않은 무선인터넷 요금제도는 이용자에게 큰 불신을 키워왔으며 이통사 중심의 지배적인 비즈니스 구조는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산업 기반을 약화시켜온 것이 사실이다. 향후 모바일 웹2.0 등 신개념의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 활성화가 예상되지만 이용자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과금체계 없이는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항이 공정하고 효율적인 모바일 콘텐츠 유통 환경 마련을 위한 표준화 작업이다.
최근 W3C는 유무선 통합 모바일 웹 서비스 제공을 위해 모바일OK라는 국제 표준 개발을 시작했으며 우리나라도 적극 동참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모바일OK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최근 이통사의 데이터 완전정액제 도입과 모바일콘텐츠의 이통사-CP 간 수익배분율 개선 그리고 오픈 마켓플레이스 도입 추진 등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더욱 근본적인 고민과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근본적인 차원에서 서비스 사업자와 콘텐츠 개발자 그리고 이용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 조성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최근 앱스토어 모방에 비판적인 시각도 바로 그러한 이유며 보다 경쟁력 있고 창의적 모델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모바일 콘텐츠 제작·배급·이용에 대한 투명하고 공정한 비즈니스 환경 마련이 선행돼야 하며, 특히 최근 모든 서비스와 콘텐츠가 모바일로 집중되고 있는 글로벌 트렌드를 볼 때 국가 산업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이제 우리는 과거 인터넷 강국의 자만심에서 벗어나 진정한 모바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을 경주해야 하며, 모바일OK 등 모바일 콘텐츠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표준화는 그러한 노력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무엇이 진정한 개방의 의미인지를 되새기고 상생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사고의 전환과 장기적 안목에서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다. 개방을 두려워해서는 안 될 것이며, 현명한 개방은 분명히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승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표준연구센터 서비스융합표준연구팀장 syl@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