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지도자들은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시하며,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위대한 인물”, “평화와 통일을 위해 헌신한 영웅”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삶을 높이 평가했다.
◆미국 =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날 새벽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공식 집무를 시작한 후 공식 성명을 발표,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용감한 민주화와 인권 투사인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의 역동적인 민주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정치운동을 일으키고 이끌어 오는데 목숨을 바쳤다”면서 “그의 조국에 대한 헌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칠줄 모르는 노력, 자유를 위한 개인적인 희생은 고무적이며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민을 대신해 김 전 대통령의 가족과 한국인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미국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긴급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김 전대통령은 삶 자체가 민주주의와 인권향상을 위해 헌신한 삶이었으며, 특히 수십년간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싸우며 투옥도 당하는 등 민주화 투쟁의 상징이었고, 영웅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매우 슬픈 일”이라고 추모했다.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김 전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한국 민주주의의 얼굴로 기억될 것”이라며 “비단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는 사실뿐아니라 한국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통찰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그의 비범한 삶 전체가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애틀랜타 = 고승일 안수훈 김재홍 특파원)
◆일본 =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김 전 대통령의 업적에 깊은 존경심을 표한다”고 말했다.
아소 총리는 이어 김 전 대통령과 일본 정계 지도자들이 합심해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 개최를 포함해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일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하며 김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했다.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은 “한일 관계를 비약적으로 진전시킨 대통령”이라고 애도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일 파트너십을 선언하고 문화교류를 진전시켰다”고 회고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는 애도사를 통해 “한국의 현대 정치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일본 국민을 대표해 심심한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남북통일에 대한 염원을 바탕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는 역사에 길이 남을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이를 계기로 노벨 평화상을 받는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한 업적을 남겼을 뿐 아니라 한일 양국의 외교관계 개선에도 큰 기여를 했다”며 거듭 애도를 표했다. (도쿄 = 김종현 최이락 특파원)
◆중국 =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김 전 대통령 서거에 애도를 표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후 주석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조전을 통해 애도를 표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친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이 “중국 국민의 가까운 친구였다”면서 중국 정부와 국민은 그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쏟아부었던 커다란 노력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 = 홍제성 특파원)
◆러시아 =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이날 고르바초프 재단을 통해 연합뉴스에 팩시밀리로 보내온 서한에서 “저명한 정치인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전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해 들어 매우 애통하다”며 조의를 표시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친필로 서명한 이 서한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의 인권과 민주주의 형성, 한반도의 평화조성에 큰 기여를 했다. 그의 정치적 행보는 평화, 민주주의, 자유, 인권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그랬기에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라고 전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특히 “오래전부터 김 전 대통령을 알아왔고 그의 용기와 선견지명을 매우 높게 사 왔다”며 “그는 대통령 임기 말 건강에 문제를 겪으면서도 한반도를 재결합시키면서 남북문제 해결책을 계속해서 찾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강원도 화천에서 열린 세계 평화의 종 타종식 참석차 방한했으나 김 전대통령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두 지도자 간 만남은 지난 2006년 광주에서 열린 노벨상 수상자 정상회의가 마지막이었다.(모스크바 = 남현호 특파원)
◆영국 =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조문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냈다.
브라운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비통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며 “김 전 대통령은 격동의 시기에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아시아 금융위기 시에는 한국의 빠른 경제 회복을 위해 국내외적으로 평생을 헌신하신 분”이라고 애석해했다.
브라운 총리는 또 “김 전 대통령은 2000년도에 한반도 평화 조성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고, 최근에도 김대중 평화센터를 통해 세계 인권수호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며 “영국 정부를 대신해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런던 = 이성한 특파원)
◆독일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조전을 통해 애도를 표시하며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의 국경을 넘어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정치인이자 민주주의자였다”면서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 그리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업적은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독일과의 오랜 인연으로 독일인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독일연방공화국은 좋은 친구를 잃었다”면서 “그는 대통령 재임기간 양국관계의 심화와 교류강화를 통해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리하르트 폰 바이체커 전 독일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쓰라린 아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폰 바이체커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연합뉴스에 “나의 오랜 친구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쓰라린 아픔으로 작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은 불굴의 용기, 자유 민주주의를 위한 사랑, 그리고 무엇보다 한민족 전체의 평화를 위한 탁월한 기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모범이 됐다”고 강조했다. (베를린 = 김경석 특파원)
◆프랑스 = 프랑스 정부는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교부 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쿠슈네르 장관은 성명에서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평생을 바쳐 지칠줄 모르고 투쟁한 용기있는 정치인이었다”면서 “또한 인권과 평화를 위해서도 헌신한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애도했다.
인권 운동가 출신의 쿠슈네르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은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중요한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지도자”라고 밝혔다. (파리=이명조 특파원)
◆노르웨이 = 김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당시 노르웨이 총리였던 쉘 마그네 분데빅 오슬로 평화인권센터 소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이 남북 화해를 위한 최적의 방법인 ’햇볕정책’을 추진한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평가하고 그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 중인 분데빅 전 총리는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은 좋은 파트너였다. 진정으로 그와의 대화, 그의 조언이 필요한데 이렇게 됐다. 이희호 여사와 가족들에게 특별한 애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