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테크노크라트 양성, 양보다 질 높여야

 정부가 이공계 출신 고위공무원 비율을 30% 선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 현재 고위공무원단 내 이공계 출신 공무원 비중이 25% 정도에 머물 정도니 정부 방침대로라면 상당한 수의 전문 기술관료, 즉 테크노크라트가 수혈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획에는 구체적으로 4급 이상 이공계 비율이 작년 말 기준으로 30.9%에 달해 실질적 정책결정 직위인 고위공무원단 내 이공계 비율을 오는 2013년까지 단계별로 30%까지 늘리는 내용이 신설됐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실제로 인사·예산·조직 등의 공통 및 복수직위에 이공계 보임 비율을 확대하겠다고 한다. 이미 행안부는 2004년 마련한 공직 내 이공계 지원 종합계획에 따라 4급 이상 행정·기술직급을 통합한 복수직위를 지난 5년간 29.9%에서 49.6%까지 확대한 상태다.

 이르면 내년부터 기술계 고등학교와 전문대학의 추천을 받아 특별 채용하는 ‘기능 인재 추천 채용제’를 국가공무원법 개정을 거쳐 도입할 예정이다. 또 행정고시 내 기술직 비중을 늘리고, 특별채용을 확대해 5급 신규채용 인력 중 기술직 채용비율을 4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MB정부 들어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가 해체되면서 전문 기술관료로 불리는 테크노크라트의 홀대가 예상돼 왔던 탓이기도 하다. 실제로 일부 부처에서는 기술분야 성격이 강한 업무에도 행정고시 출신들로 채워지는 예가 허다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정부 방침을 계기로 테크노크라트의 홀대론이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양적인 부문에서 머릿수만 늘리는 ‘전시행정’에는 단호히 반대한다. 적재적소에 맞는 인력을 발굴, 배치하는 질적인 수준의 제도적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그리하여 테크노크라트가 장관이 되고 국무총리에 오르는 기술강국 코리아의 염원이 ‘인사’를 통해 먼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