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 나로호의 발사중지는 100%의 안전을 담보해야 하는 첨단 정밀기술의 경각심을 일깨운 일이다. 한국 최초의 발사체 나로호가 우주와의 접속을 뒤로 연기했지만 낙담할 일은 아니다. 첫 발사체의 궤도 진입 성공률은 27%밖에 되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실패도 아니다. 어차피 우주발사체는 성공보다 실패의 확률이 높은 게임이다. 발전은 도전을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도전의 의미를 강조하자면 이번 발사중지는 아무 것도 아니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확실한 성공을 기대하면 된다.
단, 지금의 사건이 우주항공기술 발전의 발목을 잡는 단초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문제를 찾아 개선한 후 다시 발사하면 된다. 괜한 비판은 우주항공기술인의 의지를 꺾고, 자신감을 상실하게 한다. 다시 발사하면 되는데 마치 모든 우주항공 프로젝트가 끝난 것처럼 낙담한다면 더 이상 비전은 없다. 아쉬운 마음은 잠시 접자.
앞으로 10년 후인 2018년에 발사될 ‘나로 2호’는 부품의 80%를 국내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순수 자력으로 발사체를 우주에 쏘아올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향후 10년 후에는 항공우주산업이 명실상부하게 우리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자리 매김하게 된다. 최첨단 우주항공기술 주도국·수출국으로 우뚝 서게 되는 것이다.
그 거창한 꿈이 작은 현실 때문에 주눅들 수는 없다. 한국의 꿈은 오늘의 발사체 궤도 진입 성공이 아니라 10년 뒤 우리 기술로 우주와 접속하는 ‘자립 우주’의 실현이다. 이를 위해 우주항공 기술인을 양성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국가 프로젝트에 단견을 앞세워 의욕을 꺾는 행위는 한국인이면 누구나 자제해야 한다. 하늘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고 다시 도전하면 문은 언젠가 열린다. 뒤늦게 출발한 우주항공산업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노력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