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디지털TV 시장 최대 격전지인 북미지역 평균판매가격지수(API)에서 소니를 앞지른 데 이어 2분기 글로벌 LCD TV 시장에서 14분기 연속 1위를 지켰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반기 누적 판매가 1070만대를 기록, 업계 처음으로 ‘텐밀리언 셀러’로 등극했다는 점이다. 대기록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전 세계 TV시장은 우리 기업이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량이나 가격 두 가지 측면에서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 첫 LED TV 개발로 기술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LED TV는 중국, 대만 업체들이 삼성의 특허 침해 여부가 조사될 정도로 우리만의 앞선 기술이다.
시장조사기관인 NPD에 따르면 상반기 미국 LED TV 시장에서 자사 점유율(수량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6% 포인트 상승한 94.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실 휴대폰에 가려져서 그렇지 한국이 전 세계 TV 시장에서 이룬 업적은 실로 눈부시다. 앞서 말한 삼성전자가 LCD TV 시장에서 14분기 연속 1위라면 햇수로 3년 6개월간 정상을 지키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이 기간만큼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야가 조선 수주액을 제외하고는 거의 유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삼성 TV의 세계 시장 석권 비결은 우선 삼성전자가 TV 시장의 주력이 디지털TV로 변화하는 추세를 가장 먼저 감지하고 이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천 기술을 확보한 점이다. 여기에 해외 구석구석을 누비며 현지 시장에 맞는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친 것도 한몫했다.
‘창업이수성난’이라는 말이 있다. 정상을 차지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만큼 지키기는 더 어렵다는 의미다. 지금 삼성과 LG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약 35%에 달한다. 즉 전 세계 가정에 있는 TV의 3∼4대는 한국산이다. LED TV에서 보듯 쉼 없는 기술 개발만이 TV 시장을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