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스웰`이 온다

윤제균 감독의 블록버스터 `해운대`가 지난 23일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1000만 돌파 소식에도 불구하고 해운대의 흥행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을 모른다. 평론가들은 해운대라는 재난영화가 민감한 사회적인 이슈들을 다루지도 않았고, 특별한 목적의식을 드러내지도 않았는데, 관객들을 1000만명이나 영화관으로 끌어모으고 있는 현상에 대해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해운대`라는 큰 파도(그라운드스웰)가 한국 영화계를 강타하면서 한국 영화는 오랫만에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지금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선 해운대를 능가하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들어오고 있다. 소위 `그라운드스웰`이라는 큰 파도가 인터넷 공간에 넘실대고 있는 것이다. 트위터,페이스북,프렌드피드,마이스페이스 등 소셜미디어들이 급부상하면서 기존의 인터넷 소통방식이 패러다임 측면에서 대변혁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열기를 반영,국내에도 미투데이,토씨,런파이프,플레이톡,야그 등 소셜 미디어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기업과 소비자간 권력관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소비자 주도의 소통구조와 관계들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조만간 위기에 봉착하고 결국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부사장 조시 버노프는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라운드스웰` 현상에 대해 예리한 통찰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그러운드스웰-네티즌을 친구로 만든 기업들`이라는 공동 저술을 통해 그라운드스웰의 의미와 향후 전망에 관해 소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라운드스웰의 사전적 의미는 본래 먼 곳의 폭풍으로 인해 생기는 큰 파도를 말한다. 그런 이미지때문에 그라운드스웰은 최근 버락 오바마를 미국의 대통령으로 만든 대중적인 운동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이기도 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면, 기업의 울타리를 벗어나 인터넷 공간에서 생긴 변화가 큰 파도를 이뤄 기업에 밀어닥치는 새 트렌드가 바로 그라운드스웰이다.

조시 버노프는 그의 저서에서 한국인들을 그라운드스웰의 흐름을 잘 타는 민족으로 평가했다. 한국인터넷 이용자 가운데 35% 이상이 싸이월드 같은 소셜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고, 한국인터넷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블로그에 글을 쓴다. 콘텐츠 창작 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인의 79%가 블로그에서 글을 읽고,UCC를 감상하며 팟캐스트를 청취한다. 소셜 콘텐츠에 관한 한 가장 활동적인 민족이라는 것이 조시 버노프의 평가다.

그라운드스웰의 큰 흐름은 기업과 소비자들간 권력지형을 180도 바꿔놓았다. 네티즌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주도적으로 나누고,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자원,아이디어,구매력 등을 획득한다. 이들은 블로그와 팟캐스트,유튜브 등을 통해 끊임없이 제품과 서비스를 평가하고, 뉴스를 생산한다. 그라운드스웰 현상이라는 도도한 물결은 전세계적 현상이며 도저히 막을 수가 없다. 이런 현상은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과 경영진에게는 아주 낯선 환경이다.

그라운드스웰은 사람들이 기업을 배제한 채 첨단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들 스스로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얻어내는 사회적인 큰 흐름이다. 기업 입장에선 새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라운드스웰의 저자 조시 버노프가 다음달 4일 전자신문과 전자신문인터넷 주최로 열리는 온라인 비즈니스 전략 콘퍼런스(http://conference.etnews.co.kr)에 기조 발표자로 나서 국내 기업들에게 그라운드스웰을 슬기롭게 활용하는 해법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그라운드스웰이 현 시대에 어떤 함의를 내포하고 있고, 기업들이 진정 네티즌과 소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콘퍼런스는 국내 마케팅 및 온라인 기획 전문가들에게 소셜미디어 시대를 보는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콘퍼런스 참가 신청: http://conference.etnews.co.kr 문의: 02-857-0114(내선 126,124) e-메일 문의: imc@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