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키아가 마침내 노트북PC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2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일제히 노키아가 ‘부클릿 3G(Booklet 3G)’를 공개하며 노트북 시장 진출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10인치 액정 크기의 부클릿 3G는 이동성에 초점을 맞춘 노트북이다. 무선랜(WiFi)·블루투스는 물론이고 이동통신사의 3세대(G) 데이터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모뎀과 위성항법장치(GPS)를 탑재했다.
언제 어디서든 무선으로 인터넷을 즐기고 이동 시에는 노키아의 지도 서비스 ‘오비 맵’에 접속해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배터리 시간도 12시간으로 긴 편이다.
프로세서는 인텔의 아톰, 운용체계(OS)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를 탑재했다. 고가의 노트북에 쓰이는 알루미늄 소재를 채택해 약 1.25㎏의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외신들은 부클릿 3G의 가격을 700∼1000달러로 기존의 넷북(500달러 이하)보다 높은 가격에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키아는 내달 2일 열리는 ‘노키아 월드 2009’ 행사에서 구체적인 제품 성능과 가격을 공개할 예정이다.
카이 오이스타모 노키아 휴대폰사업부문장은 “노트북 시장 진출은 노키아 사업의 자연스러운 진화”라며 휴대폰과 노트북의 경계가 무너지는 트렌드를 따랐다고 설명했다. 애플·레노버·에이서 등 PC업체도 속속 스마트폰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또 “부클릿 3G는 (데이터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이통사들의 욕구도 만족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노키아가 휴대폰 시장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평했다. 노키아는 40%에 근접한 점유율로 세계 휴대폰 시장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애플 등에 점유율을 잠식당하면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캐롤리나 밀라네시 가트너 연구원은 “PC 시장의 경쟁도 극심하기 때문에 노키아가 어떻게 차별화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키아는 1991년 휴대폰사업에 전력하기 위해 컴퓨터부문을 매각하기 전까지 PC를 생산·판매한 바 있다. 2000년대 들어 리눅스 기반의 태블릿PC를 출시하기도 했으나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한편 대만 언론은 노키아가 부클릿 3G의 외주 생산을 컴팔에 맡길 것이라고 전했지만 두 회사 모두 논평을 거부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