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는 MS 빙(Bing)의 아류가 아니다.”
지난 6월말 마이크로소프트(MS)와 10년짜리 검색 동맹을 맺은 야후가 ‘협력은 협력이고 경쟁은 경쟁’이라는 의사를 분명히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빙의 시장 점유율이 조금씩 높아지는 만큼 자신의 영역을 빼앗기고 있는 야후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야후 “MS는 검색 경쟁 상대”=25일 로이터는 야후가 최근 야후 검색 서비스 개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러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야후와 MS의 검색 부문 협력은 야후 검색 사이트에서 MS의 새 검색 엔진인 ‘빙’을 사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얼핏 보면 야후의 서비스가 MS에 종속된 것처럼 보인다.
MS는 야후의 검색 기술을 라이선싱해 일부 기능을 빙에 채택할 예정이다.
또 야후의 검색 광고 제품인 ‘파나마’를 MS ‘애드센터’로 교체하는 내용도 이번 계약에 포함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실제로 양사의 협력 발표 당시 전문가들은 ‘야후가 가장 중요한 핵심 자산을 헐값에 MS에 팔아넘겼다”며 쓴소리를 했다.
하지만 야후는 검색 서비스 개편 발표에서 “MS의 빙과 경쟁하기 위해 야후의 검색을 대대적으로 손질해왔다”고 밝혔다.
◇“야후는 빙의 아류가 아니다”=이러한 발언은 최근 ‘빙’의 시장 점유율이 소폭 증가하는 반면에 시장 1·2위 업체인 구글과 야후의 점유율은 조금씩 하락했다는 발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컴스코어에 따르면 비록 지난 6월 현재 빙은 여전히 8.9%의 점유율에 그치고 있지만 전월 대비 점유율이 0.5% 상승했다. 구글 검색과 빙은 각각 0.3%씩 하락했다.
프라하카 라반 야후 수석 부사장은 “야후는 빙의 또다른 버전이 아니다”라며 야후와 빙이 별개의 검색 서비스임을 분명히 했다.
라반 부사장은 “우리는 야후이며 서비스를 지속할 것”이라며 “MS와 후방에서 협력하더라도 서비스 전면에서는 경쟁관계”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MS가 검색 결과와 함께 광고를 보낼 때 야후는 그중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야후 혁신 성공 시험대=야후는 검색 시장에서 MS와의 동맹 이외에 사이트를 개편함으로써 창사 이래 가장 큰 승부수를 던졌다. 부동의 1위 구글의 아성과 다수 신생 검색 서비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개편의 특징은 검색 결과 왼편에 새 코너를 상자 형태로 다수 마련한 것이다.
사용자들은 검색 페이지에서 이동하지 않고도 검색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래리 코넷 야후 검색제품 부사장은 “새로운 상자들은 보안 업체인 맥아피가 제공하는 위험 링크 필터링과 검색 페이지 내 동영상 구동 기능 등을 제공한다”며 “주변 음식점을 검색한 결과에 대해 더 알고 싶을 때에도 페이지 이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야후는 이러한 기능을 포함한 새로운 야후 검색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