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을 겪었던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에 성공했으나 위성의 정상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 이번 나로호 발사의 가장 큰 관심은 발사체였다. 힘차게 발사장을 출발한 나로호는 1단 분리와 2단 분리, 위성 분리도 모두 성공했다. 일단 발사에는 성공한 셈이다.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우주항공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우주를 향한 한국의 의지를 세계 만방에 떨쳤다.
하지만 위성궤도에 안착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부분 성공으로만 만족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움이 남았다. 나로호는 결코 평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한국이 우주항공의 꿈을 갖기 시작했던 때는 17년 전인 1992년 8월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힘은 작았다. 제일 중요한 발사체는 해외 선진국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인공위성은 그 발사체에 실려 올라가는 것에 불과했다. 쉽게 말해 17년 동안 전세살이를 전전한 것이다. 이번 발사체 역시 가장 중요한 1단 추진체는 우리의 기술이 아니다. 7차례의 연기 발사는 기술의 자주, 그 임계점을 느끼는 과정이었다.
그렇다고 결코 위축될 필요는 없다. 세계가 놀란 경제발전을 이뤘듯, 우주개발 역시 짧은 시간에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 이번 나로호 발사에서 비록 위성의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다시 한번 불굴의 의지를 다져 도전하면 된다. 비록 우리 발사체는 아니지만 위성을 쏘아올린 경험은 여러 번 있다. 현 상태로 위성을 잃어버렸다거나, 못 쓰게 됐다고 속단할 일도 아니다. 끈기를 갖고 기술력을 총동원해 노력하면 또 모를 일이다.
앞으로 10년 후인 2018년에 발사될 ‘나로 2호’는 자력으로 발사된다. 그렇게 되면 향후 10년 후에는 항공우주산업이 명실상부한 우리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자리 매김하게 된다. 최첨단 우주항공기술 주도국·수출국으로 우뚝서게 되는 것이다. 위성의 궤도 진입 오차도 줄일 수 있는 시행착오도 했기 때문에 더욱 완벽한 발사를 할 수 있다. 17년간의 노력으로 한국 최초의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면, 앞으로 10년은 우리 기술로 우주와 접속하는 ‘자립 우주’의 실현 기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