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3D 방송 서비스가 임박했다. 비록 DMB를 통한 모바일 방송이지만 TU미디어가 3D 방송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르면 올해 국내에서도 3D 서비스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TU미디어는 오는 10월 망 연동 테스트를 시작으로 11월, 늦어도 올해 안에는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KBS 등 공중파 방송도 물밑에서 활발하게 3D 방송을 준비해 TU 3D 모바일 방송이 전체 산업을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디스플레이는 물론 TV·휴대폰과 같은 단말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3D 분야는 유독 미국·일본 등에 밀려 왔다. 표준화, 콘텐츠 부족 등을 이유로 정부 차원의 투자도 지지부진했다. TU 서비스는 뒤처진 3D 산업에 관심을 놓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문가들을 낙관하고 있다.
3D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일본이다. 디지털TV가 나오면서 TV 시장 패권을 뺏긴 일본은 3D를 기반으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다. 2003년 이미 산요·소니·NTT데이타 등 민간 주도로 ‘3D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이후에도 국가 차원에서 3D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07년에는 위성채널인 ‘BS11’을 통해 3D 프로그램 방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파나소닉과 같은 업체는 앞으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3D 분야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전폭적인 투자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미국은 3D 관련 기술 표준화 작업이 시장 활성화의 급선무라고 판단해 콘텐츠 포맷에서 방송 전송 기술까지 표준화 작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디스플레이협회는 ‘3D@홈’이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3D 영화 콘텐츠를 일반 가정에서 즐기기 위한 기술 개발과 표준화를 진행 중이다.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를 중심으로 영화·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두 편 가운데 한 편은 3D를 기반으로 제작할 정도로 붐을 이루고 있다. 3D 전용관 확대 계획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는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 차이 때문에 투자와 관심이 크게 미흡했다. 단말 분야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정부와 사업자가 소극적이면서 정작 콘텐츠 투자가 크게 뒤처지는 불균형이 이어져 왔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달 고글을 활용한 2D·3D 겸용 시제품 TV를 선보였으며 삼성전자도 3D TV·휴대폰 라인업을 넓혀 나가는 상황이다. 반면에 정작 3D를 맛볼 수 있는 서비스와 콘텐츠는 크게 부족했다. LG전자 측은 “비록 모바일 방송이지만 3D 서비스가 시작되면 전체 3D 산업에 자극제로 작용해 국내 3D분야가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수량 기준으로 3D 디스플레이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0.1%에서 2015년 5.1%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미디어도 세계 3D TV 시장 규모가 2010년 680만대에서 2012년 3120만대로 급격히 확대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