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번호이동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면서 이달 들어 번호이동 수요가 6월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감소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일평균 번호이동 가입자수가 이번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1만4400만명 대로 내려앉았다. 이는 번호이동 시장에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지난 6월 4만600명에 비해 35.5%에 해당되는 수치다. 시장이 안정을 찾았던 지난해 10월 일평균 번호이동 가입자수 1만3400만명대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평소 수준으로 잠잠해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결과는 이통 3사가 다 같이 번호이동 보조금을 다소 줄였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에서 최신 폰을 공짜로 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010 신규 가입의 경우 일정 부분 공짜폰이 남아 있지만 2∼3개월 전보다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보조금 경쟁이 잦아들면서 안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통 3사의 내부 사정에 따라 이 같은 구도가 쉽게 깨어질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통사들은 크게 경쟁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현재 차지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을 수성하겠다는 소극적인 입장인 데다가 LG텔레콤은 상반기에 올 순증 목표인 30만명을 달성해 더 이상 출혈경쟁을 펼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요금할인 압박을 본격적으로 시작, 요금인하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보조금을 지적하고 있어 이를 늘릴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이통사들은 이런 구도 안에서 앞으로 진행될 각종 요금 관련 행사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보조금은 현 상황으로 유지하면서 앞으로 있을 행사들을 지켜봐야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보다 구체적인 요금인하 방안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