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통섭`의 연구 현장을 위해

[현장에서] `통섭`의 연구 현장을 위해

오늘 대덕 연구 현장의 화두는 ‘융합’이다. 특히 IT 강국으로 자리매김 한 국가적인 브랜드를 앞세워 IT를 중심으로 한 융합의 성과물들은 자동화, 조선, 의료, 국방 등 많은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연구 현장은 새로운 ‘융합 연구’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미래 세상을 가상으로 설계하고 그 세상에 꼭 맞는 편리한 기술을 찾아내는 일은 끝없는 상상력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그 상상력을 위해 새로운 접목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접목은 단순한 기술적인 접목이 아니라 다양한 학문과의 만남을 의미한다.

과학기술이 인문학과의 만남, 미술, 음악과의 만남, 철학과 고전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일은 ‘발상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유토피아’를 찾아가는 일이다. ‘평범한 유토피아’는 과학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기술 안에 인간이 꿈꾸는 행복도 같이 존재해야 ‘진정한 유토피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과학과 예술, 인문학, 철학과의 통섭을 통해 인간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술의 탄생은 즐거운 일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 내마음 속 고향의 향수가 내재된 기술을 위해 마음을 움직여 창조되는 기술이 진정한 융합인지도 모를 일이다. 좀 더디더라도 인내하며 기다리는 미학이 모두에게 필요한 지금인지도 모른다. 과거의 선입견을 버리고 또 사람의 이름을 불렀을 때 새로운 의미로 다가갈 수 있도록 말이다.

예술과 철학, 문학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곳이 이공계 연구 현장이다. 피카소의 그림을 보고, 카프카의 소설을 읽으며 아리스토텔레스의 방대한 철학을 접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낼 때 우리 과학 기술의 미래도 2050년을 대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현장에 기술만이 아닌 문학과 문화의 향기가 넘치길 기대해 본다.

김희철(ETRI 홍보팀장·문학박사) K21human@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