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3기 진용이 짜였다. 집권 2기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체제다. 예상대로 홍보와 정책, 정무, 인사 기능이 강화됐다. 눈에 띄는 부문은 정책 분야에서 윤진식 경제수석이 정책실장을 겸임했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장관과 차관의 중간급으로 경제, 사회정책, 교육과학문화, 국정기획 등 관련 수석들이 참여하는 ‘정책조정위원회’를 상시 주재하는 자리로 풀이했다. 집권 2기 국정 운영 서포터로서 청와대 3기 참모들의 노력을 기대한다.
과학기술계와 산업계가 관심을 기울이는 부문은 IT특보 신설과 과기특보의 임명이다. 업계는 정보과학보좌관이나, IT비서관 등 현실적인 조직을 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번 개편에서 실질적 업무를 담당할 별도 조직을 두지 않았다. 아쉽다. 대통령의 글로벌 경제리더십 부각을 위한 기획관급 국제경제보좌관도 신설했듯이 우리는 미래 산업을 책임질 IT산업과 후방산업, 과학기술을 컨트롤할 수 있는 정보과학보좌관 등의 차관급 자리 신설을 기대했다. 업계와 학계 등은 정통부가 해체되고, 과학기술부가 통합되고, 청와대 정보과학보좌관이 폐지된 이후 사라진 관련 정책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는 이 상황에서 IT특보, 과학기술특보의 역할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오해석 교수나 이현구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대통령에게 관련 부문 견해를 전달하고, 대통령의 올바른 판단을 위한 정책조언을 충분히 할 인물로 꼽힌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특보로서 업계의 상황을 얼마나 구체적이고 진솔하게 전달하는지다. 지금 청와대 내부에는 IT와 과학기술 부문의 이야기를 전달할 사람이 이들 특보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라진 정통부와 과학기술부가 했어야 할 소리를 사심없이 전달해주기를 바란다. 과기특보와 IT특보는 대통령의 특보기도 하지만, IT업계와 과학기술계의 특보여야 한다. 청와대의 목소리 큰 ‘정치판’에서 살아남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