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의 주요 주주이자 ‘기업 사냥꾼’으로 잘 알려진 재무 투자가 칼 아이칸이 야후의 주식 1270만주를 팔아 치웠다. 지난달 발표된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망스러운 검색 사업 협력 내용에 야후 투자자들의 본격적이 이탈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AP 등 외신에 따르면 칼 아이칸은 지난 27일(현지시각)부터 5일에 걸쳐 야후의 지분율을 5.38%에서 4.48%(6290만주)로 낮췄다. 야후의 이사회 멤버이기도 한 아이칸은 지난해 주당 대부분 약 25달러에 사들인 주식을 14.74∼14.93달러 안팎에서 매각해 막대한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칸은 미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기술업계 투자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야후 주식을 매각하는 것”이라며 “캐롤 바츠 야후 CEO를 전적으로 신임하며 MS와의 파트너십으로 야후의 장기 전망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업계는 아이칸의 주식 매각이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협력 발표 1달 만에 나온 것에 주목했다. 지난 7월 30일 야후는 MS의 빙 검색엔진을 채택하는 것을 골자로 MS와 검색사업 부문 10년 협력을 발표했다.
야후로서는 후발 주자인 빙 검색엔진을 가져다 쓰는 것도 자존심이 상하지만, 협력의 대가로 현금을 챙기지 못한 야후에 투자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야후의 주가는 협력 발표 이후 15% 가량 떨어져 지난 31일(현지시각) 종가 14.49달러를 기록했다.
칼 아이칸은 지난 1년간 야후가 MS와 협력하는 대가로 거액의 현금을 챙겨야 한다고 강력하게 로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