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SW 불법복제 개발자 영웅 취급 `빈축`

 중국이 소프트웨어(SW) 불법 복제 판매자에 사상 최대의 중형을 선고한 가운데 중국인들이 이들 ‘범법자’를 영웅 취급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졌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운용체계(OS)인 윈도XP 해적판을 판매한 혐의로 징역·벌금형을 판결받은 ‘홍레이’ 토마토레이닷컴 운영자를 지지하는 중국 네티즌들이 일파만파로 확산 중이라고 보도했다.

 홍레이의 유죄 선고 이후 토마토레이닷컴 사이트 배너에는 “토마토가든은 당신의 지원이 필요합니다”라는 문구가 내걸렸다. 토마토가든을 사용해온 중국 네티즌들은 심지어 이 불법 SW 사용후기를 교환하는 팬사이트까지 열었다.

 펭밍 리우 중국MS 부사장은 “중국인들은 홍레이를 마치 연예인이나 국가적 영웅 취급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팬페이지에서 토마토가든 사용자들은 홍레이를 ‘천재’ ‘위대한 사람’ 등으로 추켜세우는가 하면 ‘토마토가든 정신이 중국이 자체 OS를 개발하는데 영감을 줄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현상에 외신은 홍레이가 단순히 SW를 복제해 배포하는 사업가를 넘어 중국인들에게 MS의 SW를 모방한 영웅이자 혁신 사업가로 인식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 CD롬 또는 사전 인스톨 형태로 복제 SW를 배포하는 타 사업자와 달리 홍레이는 바이두·알리바바 등에 광고를 게재하며 판매, 합법을 가장해왔다.

 에릭 프리스트 오레곤법학학교 조교수는 “중국인들의 국수주의로 인해 미국 대형기업의 SW를 베끼는 기업들은 종종 감정적으로 동조하는 대상이 된다”고 분석했다.

 외신은 이번 토마토가든 사태가 MS 등 주요 SW업체들이 중국에서 불법 복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라고 전했다.

 MS는 중국 불법 복제 SW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송 외에도 중국중앙TV를 통한 캠페인 만화 방송, 가격 인하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근 중국 포털 ‘시나닷컴’이 18만4000명의 중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무려 80% 이상이 토마토가든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S 편을 든 응답자는 불과 4.4%였다.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 세계 PC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8%이다.

 그러나 중국 내 신규 윈도 라이선스 구매자는 매년 2%가량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