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쁜 일상 속 틈을 내서 웰빙 라이프를 추구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 나도 매일 20분씩 집에서 틈새 운동을 하려고 최근 헬스 사이클을 하나 구입했다. 페달을 열심히 밟아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때쯤이면 몸에 유익한 에너지가 많이 생기는 것 같아 기분도 상쾌해 진다. 헬스 사이클을 이용할 때마다 땀이 날 만큼 열심히 밟은 페달로 사이클 바퀴가 돌아가는데, 이런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다른 곳에 활용하는 상상도 해본다. 다소 엉뚱하고 4차원적인 생각이지만 현실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
2일부터 사흘간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제10회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에서 전시되는 다양한 개발기술들 중에는 헬스 사이클에서 생산되는 전기로 휴대폰을 충전하거나 헤어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릴 수도 있고 또한 커피포트로 물을 끓일 수도 있는 재미있는 체험이 포함돼 있다. 나의 궁금증과 상상이 현실로 되는 순간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또 중력을 통해 전기가 생산되는 압전 소자를 발로 밟아 조명을 밝히고 디지털 카메라로 현장에서 찍은 사진이 화가가 그린 것 같은 질감의 그림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전기로 운행되는 자동차도 시승할 수 있고, 전자 다트게임도 할 수 있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생활 속 아이디어가 우리 중소기업들의 혁신 기술을 통해 일반인에게 선보이는 것이다.
이처럼 중소기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제 연구 및 개발을 거쳐 상용화된 사례가 점차 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중소기업에서 다양한 혁신기술이 개발되는 것은 중소기업 특유의 창의와 혁신마인드가 컨셉트와 감성이 주도하는 시대에 주역으로 등장할 있는 구조적 장점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히든 챔피언’의 저자 헤르만 지몬 교수는 중소기업의 성공 전략으로 △리더의 강한 의지와 높은 목표 △기술혁신 △성과중심의 기업문화 △한 영역에만 집중하기 △세계시장 개척 △고객과의 높은 친밀성 등을 꼽고 있다. 즉 히든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리더가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한 분야에서 기술혁신에 전력투구하고 성과중심의 기업문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기술로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중소기업, 히든챔피언의 유무는 우리 경제의 미래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무장한 중소기업이 많을수록 우리 경제의 미래는 밝다. 이런 의미에서 상상이 현실이 되고 생활의 편리를 도모하는 여러 가지 혁신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에 앞장서는 우리 중소기업의 현재와 비전을 전시하고, 우수 공로자에게 포상하는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은 중소기업들뿐 아니라 소비자들과 대기업, 그리고 정부에도 의미있는 축제의 장이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하는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크루셜텍은 LED 빛을 이용하는 세계 최초 지문인식 센싱 기술을 개발해 모바일기기에 적용, 지난해 매출 425억원을 기록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또 기술혁신유공 산업훈장을 수상하는 메탈링크도 100% 수입에 의존하던 공조용 에어컨 및 냉장고에 쓰이는 튜브를 전량 국산화했다.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국익을 창출한 좋은 사례다.
정부도 여러 가지 제도적 지원을 마련, 더 많은 우리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당당한 히든챔피언으로 자리 잡고 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 기술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고부가가치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더 많은 중소기업이 계속해 출현하기를 기대한다.
김태일 중소기업청 기술혁신국장 tikim200@smb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