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맞은 인터넷…각종 규제에 몸살

 9월 2일로 탄생 40돌을 맞는 인터넷이 ‘중년의 위기’를 맞았다는 진단이 나왔다.

 1일 AP는 “인터넷이 각종 규제와 보안시스템으로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인터넷 40주년을 조명했다.

 1969년 9월 2일 UCLA의 한 연구실에서 인터넷의 창시자로 불리는 렌 클라인록과 연구원 20명은 4.6m짜리 케이블을 이용해 두 대의 컴퓨터를 연결, 데이터를 주고 받는데 성공했다. 인터넷이 탄생한 역사적인 순간이다.

 인터넷이 급격히 확산된 것은 월드와이드웹(www)이 등장하면서다. 영국의 물리학자 팀 버너스 리가 90년대 들어 웹을 창시하면서 인터넷은 공간을 초월해 수많은 정보를 공유하는 세상을 만들었다. 상상을 뛰어넘는 정보가 웹 공간을 떠돌면서 대중지성이 도래했고 전자상거래의 규모도 상상을 초월한다.

 2000년대 들어 소개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대인 관계의 틀도 바꾸어 놓았다. 클라인록 교수는 “열린 접속을 허용하면서 인터넷 세상에 수천 개의 꽃이 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외신은 초창기 인터넷, 웹의 선구자들이 의도했던 바와는 다르게 인터넷이 이제 각종 방화벽과 보안시스템으로 둘러싸인 공간으로 변질됐다고 진단했다.

 스팸메일과 해킹 공격의 위협에 인터넷은 벽으로 둘러쌓인 폐쇄공간이 됐다. 정치적인 이유로 인터넷 공간에 유통되는 정보를 차단하는 예도 빈번하다. 파일 및 음란물 공유를 막으려는 규제, 사업자 간 경쟁으로 서비스 플랫폼이 폐쇄적으로 변하는 것도 문제다.

 외신은 “각종 장벽이 계속해서 인터넷의 혁신을 가로막는다면 종국에는 우리가 무엇을 잃고 있는 지도 모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