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2.0’이 IT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주요 수단으로 떠올랐다. MVNO2.0은 이동통신 데이터 망을 기반으로 유통, 검침, 텔레매틱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말한다.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MVNO 세계 시장 동향 및 우리가 나아갈 방향, MVNO2.0 콘퍼런스’에서 형태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1조원이 넘는 사교육 시장, 의료 시장 등 여러 영역에 데이터 통신을 결합해 효율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MVNO를 음성보다는 데이터 서비스가 발현되는 형태로 미래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이동통신 음성 시장이 포화된 만큼 데이터MVNO를 기반으로 수익모델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일본의 경우 데이터 서비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를 넘고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무선 광대역인터넷이 발달하면서 30% 이상에 이른다. 반면 우리나라는 무선 매출이 17% 정도에 그치는 등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민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 역시 “해외 MVNO 시장 동향을 살펴볼 때 중장기적으로 기존 이동통신망사업자(MNO)와 충돌을 일으키는 모델은 한계가 있다”면서 “MVNO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신규 데이터 시장을 개발, MNO와 윈-윈 할 수 있는 시장 진입전략 및 사업모델을 발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대표적인 MVNO2.0 사업모델로 특정 MNO와 독점계약을 체결해 아이폰 신규고객의 가입비와 데이터 수익을 MNO와 나누는 애플 아이폰이나 스프린트의 EV-DO 망을 빌려 e북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 등을 예로 들었다.
이 자리에서는 MVNO2.0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 위한 예비사업자들의 발표도 이어졌다. 박천훈 인터파크 e북사업부장은 “내년 1분기 도서콘텐츠, 서비스플랫폼, 네트워크, 단말기를 연계한 e북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라며 “초기에는 MVNO2.0 모델을 완벽하게 도입하기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통신사들과 네트워크 비용 등 협의를 통해 MVNO2.0을 통한 e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MVNO에 대한 정책 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태효 KT 상무는 “다른 사업자들과 상생하면서 윈윈 수익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이 MVNO2.0”이라며 “다음달 MVNO에 대한 네트워크 이용대가, 수익 배분율 등에 관한 설명회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