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공급` 복수사업자 전략으로 선회

 지난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국가별로 단일 이동통신사 독점 공급 시스템을 구축해온 애플이 최근 ‘복수 사업자 공급’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이동통신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아이폰의 최대 수혜 이통사인 미 AT&T의 독점 공급 기간이 올해 만료될 것이라는 예측이 난무한 가운데 미 통신 규제 당국의 압박도 이러한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AT&T, 허니문은 끝났다?=C넷에 따르면 진 먼스터 파이퍼제프리 수석 애널리스트가 최근 AT&T의 미국내 애플 아이폰 공급 계약이 올해로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부터 버라이즌와이어리스를 통해서도 아이폰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록 시장 전문가들은 AT&T와 아이폰의 계약이 최대 5년으로, 2012년까지는 독점 공급이 지속될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전반적 분위기는 ‘복수 공급’으로 기울었다.

 프랑스의 경우 애플은 ‘오렌지’와의 독점 공급 계약을 끝내고 복수 사업자를 통해 제품을 공급 중이다. 덕분에 애플의 프랑스내 점유율이 40%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IT월드는 애플이 차이나유니콤과의 3년짜리 중국 아이폰 공급 계약이 독점이 아니라고 밝힌 가운데 차이나모바일이 여전히 애플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미연방통신위원회(FCC)가 이통사 휴대폰 독점 공급 관행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아이폰 복수 공급, AT&T에게는 재앙=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AT&T는 최고의 수익원인 아이폰을 뺏길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AT&T에 따르면 아이폰 고객 1000만명 중에 40%는 타 이동통신사로부터 이동했다. 아이폰은 가입자 유인뿐 아니라 고객 이탈 방지에도 큰 공을 세웠다. 지난 2007년 3분기 이후 고객 이탈률은 1.7%에서 1.49%로 꾸준히 감소했다.

 같은 기간 버라이즌을 떠난 고객 비율이 1.27%에서 1.37%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또 이 기간에 AT&T의 매출은 가입자당 4.7% 가량 증가했다.

 ◇여전히 남아있는 기회=하지만 아이폰 복수 공급이 반드시 AT&T에게는 실을, 타 사업자들에게는 득을 가져다줄지는 미지수라는 견해도 있다.

 AT&T는 지난해부터 아이폰 한 대당 무려 4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고객들로부터 2년 약정에 월 최소 30달러의 데이터 서비스 요금을 보장받는다 하더라도 출혈이 클 수밖에 없다.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게임·비디오 등의 다운로드 횟수가 최대 4배 가량 많은 아이폰 사용자를 감당해내기 위한 네트워크 증설 문제도 골칫거리다. 또 미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의 경우 내년 상용화되는 자사 4G망에서의 서비스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라이즌의 기존 3G망은 AT&T와 달리 CDMA 기반이어서 아이폰 서비스를 개시하려면 추가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중국 차이나모바일도 아이폰과 호환되지 않는 3G망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여기에 차이나모바일이 지난달 문을 연 애플리케이션 스토어가 애플 앱스토어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라고 외신은 지적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