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3년전 ‘IFA 2006’ 개막 기조 연설에서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2010년 이후 가전시장에는 디지털 대폭발(Digital Boom)과 함께 디지털 황금기(Digital Gold Age)가 열릴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의 이같은 분석은 틀리지 않았다. 한때 사양산업으로 불리던 TV는 LCD TV 등장과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으며 여기에 LED TV의 가세는 디지털 가전의 앞날을 밝게 했다. 휴대폰 사업 또한 1위 노키아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 나가고 있다. 이제는 확실한 2위를 넘어 정상을 차지하기 위한 출발대에 선 셈이다. 이후 3년간 언론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던 최지성 사장이 IFA2009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시 한 번 디지털 황금기의 도래를 예고했다. 그는 생활가전·PC·디카를 세계 1위로 올려 놓겠다는 선언도 했다. TV와 휴대폰에서 얻은 성공 DNA를 다른 세트 부문에 주입해 초일류로 도약하겠다는 다짐이다.
지난해 말 부진한 실적으로 올 초 세트와 부품으로 조직을 개편할 때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1,2분기를 지나면서 ‘기우’로 나타나면서 삼성의 위기관리 DNA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삼성전자의 장점은 빠른 의사 결정 구조이다. 여기에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는 눈 또한 정확하다. 이를 바탕으로 생활가전 시장을 공략한다면 소니의 아성을 무너뜨린 TV 신화를 재현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PC 또한 일부 국가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선전한다. 문제는 디지털 카메라다. 카메라만은 일본의 펜탁스의 기술을 도입해 생산하고 있다. 첨단 기술의 집합체인 광학기기의 자체 기술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최지성 사장은 “내 사전에 2등은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디지털 카메라도 희망을 갖게 한다. 한때 “삼성이 하면 다름니다”라는 광고 카피가 있었다. 삼성이 세계 1위 선언을 지키려면 정말 다르게 해야 하며, 꼭 성공하길 바란다. 왜냐면 삼성은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