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차이나를 이끄는 수장의 돌연 사임으로 구글 검색의 만리장성 공략이 쉽지 않다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구글의 중국 시장 연착륙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으로, 이제 중국에서 발을 빼야 할 때라는 논쟁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스타 임원도 넘지못한 만리장성=7일 월스트리트저널·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지난 주말 리카이푸 구글차이나 회장의 사임 발표로 구글의 중국 검색 서비스가 난항을 겪고 있음이 재차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리카이푸 회장은 구글의 중국 내 입지를 확고히 다져줄 인터넷 업계 ‘스타’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05년 구글은 소송을 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까지 전 컴퓨터공학 교수 출신인 리카이푸를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영입했다.
그가 사령탑을 맡은 이후 구글차이나는 700명 규모로 성장했다. 신규 모바일 서비스와 음악 검색 등을 도입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특히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음악 사이트인 ‘톱100.cn’과 손잡고 바이두의 인기 사이트인 ‘Mp2서치’를 추격했다.
◇정부 압박·토종 서비스에 밀려=하지만 구글차이나의 중국 연착륙은 쉽지 않았다.
시장조사 업체인 애널리시스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매출 기준으로 구글의 중국 검색 시장 점유율은 약 29%로, 62%의 점유율을 기록한 중국 토종 1위 업체 ‘바이두’에 한참 뒤진다.
구글이 유독 중국에서 맥을 못 추는 것은 중국 정부의 검열 강화와 현지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적기에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최대 검색 서비스인 바이두는 광고주들이 보다 쉽게 타깃광고를 게재할 수 있는 검색 기술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했다. 알리바바그룹이 소유한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역시 상품 검색으로 구글을 위협했다.
중국 정부와의 마찰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중국 규제당국은 구글 검색 결과에 포르노가 노출됐다는 이유로 구글을 징계했다. 지난주 중국문화부는 구글 음악검색 서비스를 포함한 음악 사이트에 대해 해외 음악을 공급하기 전에 문화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검색황제, 중국서 발빼나(?)=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사퇴를 계기로 구글 내부에서 사업 철수에 대한 새로운 논쟁이 시작됐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갈수록 조여오는 중국 정부의 통제와 토종 업체들의 현지화 전략에 맞서기 위해서는 과거 구글이 저질렀던 실수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구글은 ‘구글’이라는 명칭이 중국인들에게 발음하기 어려웠고 시나닷컴 등 주요 중국 포털들과의 링크를 통해 중국 내 뉴스를 신속하게 전하지 못한 것 등을 시인했다.
시장조사업체인 BDA차이나의 던칸 클라크 회장은 “구글을 중국 내 1위 검색 업체로 만드는 임무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을 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