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개인용 컴퓨터(PC) 업체들이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는 ’친환경 녹색 PC’를 개발하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휴렛패커드(HP)는 최근 판매하는 PC모델이 2005년에 내놓은 모델보다 에너지를 41% 절약한다고 밝히고 있다. HP는 이를 위해 1년에 걸쳐 전 PC 생산라인을 바꿨다. HP가 지난해 출시한 노트북 기종인 ’엘리트북’은 컴퓨터의 전원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이메일과 달력 등 프로그램을 작동할 수 있다. 이 노트북은 ’퀵록’이라는 미니 운영시스템(OS)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원을 켜서 윈도 등 메인 OS를 작동시키지 않아도 된다. HP는 충전된 에너지를 3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배터리를 장착한 노트북을 올 초에 출고하기도 했다.
델 역시 자사의 노트북과 데스크톱 컴퓨터를 에너지 절전형 녹색 PC로 바꾸고 있다. 델은 노트북 모델인 ’래티튜드’에 컴퓨터를 부팅하지 않고 이메일이나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노트북 배터리 이용 시간도 3시간에 6시간으로 배로 늘렸다. 노트북 모니터를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해 이런 효과를 만들어 냈다.
애플 역시 노트북 ’맥북’의 에너지 효율성을 강화하고 취침모드를 개선하면서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43% 줄였다. 올 초 출시된 13인치 ’맥북 프로’ 기종은 대기모드 상태에서 단 15와트의 전력만 소비한다. 이는 가정용 전구 1개의 전기 소비량의 ¼에 불과하다. 소프트웨어 업계는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를 원격조정해 끌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출시해 에너지 절약에 일조하기도 했다. 기업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면서 에너지 절약 효과를 얻고 있다.
전자상거래 회사인 가이던스솔루션 사(社)는 지난해 이후로 직원을 30명에서 50명으로 늘렸지만 데스크톱 컴퓨터의 에너지 소비량은 거의 비슷하다. 기존 컴퓨터를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데스크톱으로 교체했기 때문이다. 에너지효율 운동단체인 에너지절약연합(ASE)에 따르면 1만대의 PC를 보유한 회사가 컴퓨터 대부분을 밤에 단순히 켜놓기만 해도 매년 16만5천달러의 전기료를 추가 부담하고 1천380톤의 이산화탄소를 추가 방출하게 된다. 이 단체는 이런 식으로 미국에서 연간 낭비되는 전기가 약 17억달러, 추가 방출되는 이산화탄소가 1천50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