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이닉스 국내 매각, 기술유출 막는것

 하이닉스반도체의 매각이 국내 업체로 한정됐다. 하이닉스는 국내 2위 반도체 업체로 첨단기술을 자랑하며 시장을 주도하던 업체다. 글로벌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승자로 군림하며 앞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할 저력을 지닌 업체기도 하다. 하이닉스 주주단이 국내업체에 매각하기로 한 것은 국가경쟁력의 외부유출을 막은 것과 다름 없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글로벌 경쟁에서 국내외 기업을 나누는 것을 두고 국가주의라고 폄훼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미 겪어보기도 한 일이다. BOE하이디스와 쌍용자동차에서 보듯, 외국기업들이 노리는 것은 육성이 아닌 ‘기술 빼가기’가 목적이다. 더 이상 빼갈 기술이 없으면 가차 없이 버린다. 고용이나 생산 후방효과 같은 것들은 뒷전이다. ‘국가주의’로 묶어 폄훼하거나 비방하는 것은 외국계 기업들의 ‘자기논리’의 도구일 뿐이다.

 기술 유출뿐만 아니다. 정부의 신성장동력 산업 중에서 뺄 수 없는 것이 반도체 산업이다. 반도체 산업을 빼고 국가 미래산업을 논하기는 힘들다. ‘산업의 쌀’인만큼 당연히 국가가 정책적으로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산업이다. 삼성전자가 있기는 하지만 단독으로 글로벌 경쟁업체와 맞서기는 힘들다. 여기서 국내업체로의 인수 당위성이 존재한다.

 하이닉스는 국민 기업이다. 외환위기 시절 정부와 국민이 나서 키우고 돌봐온 기업이다. 주주단의 뜻도 있겠지만 정부와 국민의 염원을 모른 체해선 안 되는 기업이다. 국민의 자산과 같은 기업인 것이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생각해 볼 때, 결코 외국기업에 내줄 쉬운 ‘대상’이 아니다. 하이닉스는 국민과 먼 길을 함께 갈 길동무다. 한국 산업의 발전의 기초가 될 산업이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