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회수팀이라고 명명하는 데가 있는가 하면 고객지원팀이라고 부르는 데가 있다. 민원고객이 아니라 관심고객이라 부르고 회원관리부가 아니라 회원섬김부로 통하는 회사가 있다. 상대를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 어떤지에 따라 상대의 이름도 다르게 부르고 내 이름도 다르게 매김질한다.
선글라스만 껴도 세상이 달라 보이는 것처럼 보는 방식을 조금만 바꾸어도 전혀 다르다. 내 시각에서가 아니라 상대 시각에서 보면 해야 할 말과 삼켜야 할 말도 달라진다. 상대 관심사가 내 관심사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내 시간만큼 상대의 시간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친구와 이야기하는 데 할애하던 시간을 점점 웹 서핑하는 데 빼앗겨버렸다. 상대에게 방향을 틀어 주목하던 시간을 점점 이어폰을 꽂은 채 훑어보는 것으로 대체해버렸다. 사이에 점점 문제가 생기면 풀려고 하지 않고 아예 끊어버리거나 숨어버린다.
컴퓨터 화면을 드래그하듯 여기저기 들쑤셔 보고 여기저기 둘러볼 뿐이다. 무엇하나 깊이 있게 보지 못하고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한다. 좋은 관계라는 결과가 나오려면 배려하는 마음이라는 원인이 따라붙어야 한다. 이제 좀더 시간을 내어 상대의 시선으로 보고 마음을 쏟아 상대의 가슴을 헤아려보자. 그래야 피상적인 슬로건이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이 나온다.
생기있는 사람과 활기를 나누려면 상대에 대한 내 마음의 눈부터 씻어야 한다. 차이점만 발견하고 거리를 둘 것이 아니라 공통점을 발견해 거리를 좁혀보자. 코드가 안 맞다, 세대차이가 난다, 성이 다르다, 처지가 다르다, 부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와 닿을 수 없는 거리감을 만들 것이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 같이 낯설고, 같이 고독하다는 차원에서 유대감을 만들어보자. 생명은 연대와 관계 속에서 비로소 빛을 만난다.
기업교육컨설팅 ‘파도인’ 대표 toptm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