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애플·아마존의 오만을 반면교사로

 애플과 아마존이 최근 현지 여론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최근 일년새 MP3플레이어 ‘아이팟’에 이어 스마트폰 ‘아이폰’으로 대박을 친 애플과 전자책(e북) 열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킨들’의 아마존은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IT기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주요 외신들은 이들의 ‘성공 신화’보다 ‘어설픈 소비자 대처 문제’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기사를 연일 쏟아낸다. 최근 프랑스·영국·네덜란드 등 유럽 곳곳에서 아이폰과 아이팟의 배터리 폭발 사건이 발생하자 애플은 사용자가 휴대폰을 떨어뜨리는 등 충격을 줬기 때문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하지만 잇단 배터리 폭발 사고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애플에 대해 유럽집행위원회와 프랑스 정부가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는 물론이고 그간 우호적이던 매체들도 이번 기회에 애플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아마존도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지난 7월 킨들 콘텐츠 강제 삭제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아마존이 이번엔 무성의한 분실 제품 대응 정책으로 고객을 두 번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비행기에 수백권의 책이 담긴 299달러짜리 킨들을 놓고 내린 고객이 아마존 측에 자신의 킨들 계정을 폐쇄한 뒤 일련번호를 재등록 금지 명단에 올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마존이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킨들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아마존의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뉴욕타임스는 아마존 킨들 분실 정책 논란으로 미국 IT기업들의 소극적인 대응이 빈축을 산다고 전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통 물을 흐려놓은 꼴이다. 여론이 이들 기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세계 일류 기업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책임감’과 ‘정직성’이 결여됐기 때문이다. 아무리 신망을 받는 기업도 한번 소비자의 신뢰를 이를 회복하기 힘들다. 최근 세계 전자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우리 기업들이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