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데이터서비스 매출 비중이 20% 벽을 처음 돌파했다.
정부의 활성화 정책과 이동통신사업자의 데이터 정액제 출시, 스마트폰 보급, 앱스토어 상용화 등이 맞물려 이동통신의 데이터서비스 시대가 활짝 열릴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통 3사의 데이터서비스 가입자당 월평균 수익(APRU)은 8000원에 육박해 전체 ARPU의 2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데이터 ARPU가 1만원을 돌파, 총 ARPU의 4분의 1 수준까지 올라설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000년 데이터서비스 매출액 비중이 전체의 1.3%(900억원), 2001년에 3.3%(1000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급성장한 수치다.
데이터서비스의 비중이 모두 20%를 넘는 미국·홍콩·영국·호주 등과 비교해 모바일인터넷 후진국으로 분류됐던 한국이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점이라는 평가다. 우리나라 이통사 데이터서비스가 한계선으로 여겨진 20% 벽을 돌파함에 따라 실질적인 데이터서비스 시대 진입은 물론이고 데이터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윤 오범코리아 애널리스트는 “데이터 매출 증가 추세가 지속돼 오는 2014년께에는 35% 이상으로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단말, 애플리케이션, 요금제 등이 고루 발전한 결과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국내에서도 모바일 앱스토어가 상용화하면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가장 큰 장벽인 요금 문제가 최근 데이터·정보이용료 통합정액제 출시 등으로 해결되는 것이 주효했다. 데이터 정액제 가입자가 640만명에 이르면서 순항하고 있다. 다음·네이버 등 주요 포털이 모바일 주요 사이트를 개설하고 이통사도 앞다퉈 콘텐츠를 보강한 것도 이용 확대에 기여했다. 정부는 오는 2013년까지 이통 매출액 중 데이터 매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정책을 펴고 있어 데이터 서비스 활성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데이터 매출 비중이 20%를 넘었지만 여전히 일본(41%), 호주(32.4%)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콘텐츠 보강과 함께 더 적극적인 데이터 요금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이 아직 다양하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미국은 지난 2008년 3G 아이폰이 확산되면서 데이터 서비스 매출이 급상승했다.
전종배 KT경제경영연구소 차장은 “문자메시지를 제외한 순수한 국내 모바일인터넷 시장은 2조4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e메일 서비스, 위치정보서비스, 정보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가 활성화한 것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벨소리, 배경화면·그림 다운로드 이용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콘텐츠 수준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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