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주변국의 반발을 산 정보보안기기 인증제도(ISCCC)를 당초 계획대로 실시할 방침이다.
9일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을 방문 중인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대표단이 중국 측에 ISCCC 철회를 재차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된 ISCCC는 전자제품 중국 수출기업이나 중국공장에서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이 핵심 제어 소프트웨어 설계도 격인 소스코드를 중국 당국에 사전 제출, 보안인증을 받게 하는 제도다. 이에 불응하거나 인증시험에 불합격하면 해당 제품의 중국 수출·판매는 전면 금지된다.
미타라이 후지오 일본 게이단렌 회장 등 일본 게이단렌 대표단은 8일 오후 베이징에서 열린 중일경제협의회 회담장에서 이번 회담의 주요 안건 가운데 하나인 ISCCC의 도입 부당성을 지적하고, 내년 5월 실시 예정인 중국 정부의 방침을 철회하라고 요청했다. 안 하치 료우지 소니 부회장도 일본 전자업계를 대표해 “ISCCC를 적용받게 될 제품이 명확하지 않아 업계 쪽에서는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며 제도 도입을 재고해야 한다는 견해를 전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 측 대표로 회담에 참석한 상무부 간부는 “제도 실시 범위가 정부 조달 제품에 한정되기 때문에 수출 업계가 우려하는 소스코드 유출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하며 제도를 예정대로 실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이 주변국의 철회 요구에도 불구하고 도입 의지를 굽히지 않는 ISCCC는 본래 올 5월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인증심사에 3∼7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본격 시행일이 내년 5월 초로 1년간 유보됐다. 그러나 인증심사 대상제품이 당초 중국 정부가 정한 13개 품목 그대로인데다 최대 쟁점인 지식재산권 침해 및 유출 가능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