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MVNO 성공적 장착, 공정한 사업자 선정부터

[ET단상] MVNO 성공적 장착, 공정한 사업자 선정부터

요즈음 판매되고 있는 휴대폰은 모바일인터넷과 모바일TV가 구현되는 것이 기본이다. 지하철을 타고 있노라면 많은 승객이 이어폰을 끼고 TV방송, 영화 등을 보고 있는 모습은 이미 자연스러워진 지 오래다.

3스크린 서비스란, AT&T가 최초로 주창한 것으로 TV, PC 및 휴대폰에 사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로 장소와 기기가 달라도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이런 3스크린 서비스는 기존의 방송과 통신, 제조업과 솔루션 및 콘텐츠 업계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즉 3스크린 서비스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립한다면, 그 업계가 방송사든 통신사든 아니면 제조사든 컨버전스 시대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정부의 정책에 부합되고 거대 통신사와 3스크린 시장에서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기 위해 케이블 업계의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MVNO사업권 획득과 모바일사업 진출이 그 답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며, 케이블 업계의 생존을 위해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현재 거대 통신사와 유통·제조업, 중소통신사업자연합회, 은행연합회, 자동차제조업계 등 각 분야의 많은 회사가 시범서비스를 제공하고 협업체계를 구축하며, MVNO시장의 사업성에 관심을 가지고 진출을 꾀하고 있다. 특히, 가입자망 구축이 미미한 중소 통신사업자들은 한국케이블텔레콤(KCT) 등과 함께 MVNO협의회를 구성해 사업 준비에 나섰으며, 통신사업과 연관이 없는 유통, 자동차제조업계까지 사업진출을 위한 별도 TF를 구성해 M2M사업자와 같은 특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사업자와 협력체계를 구상하는 등 MVNO사업권 획득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업자 선정 문제는 MVNO정책 안정화와 체계구축에서 중요한 첫걸음이며, 사업의 성패를 결정지을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다. 사업자 선정 이후의 인프라 구축과 시스템 정착의 문제도 고민이다. 경제적 규모와 기반은 갖추고 있지만, MVNO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스템과 부가서비스, 가입자확보, 수익모델창출 등 초기 프로세스 정착과 시스템 구축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케이블 사업자는 MVNO사업을 추진하는 데 준비된 가장 적합한 사업자가 아닌가 한다. 1995년 3월 케이블방송 사업이 시작된 이래 약 15년간 케이블 사업자들은 어려운 경제환경과 치열한 경쟁환경 속에서도 방송 1500만, 인터넷 280만, 인터넷전화 50만이라는 가입자 기반을 구축했고 다년간 축적한 양질의 콘텐츠 및 우수한 기술력을 앞세워 TPS(Triple Play Service)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제공하며 방송·통신시장을 굳건히 구축해 왔다.

 총 1800만 이상의 가입자, 양질의 콘텐츠, 약 15년간 투자한 인프라를 보유한 케이블 사업자를 중심으로 국내 MVNO 사업의 그랜드 컨소시엄(global grand consortium)을 구성하고, 여러 중소업체의 MVNO 산업진출을 위한 초기 진입장벽을 제거해야 한다. 이를 통해 거대 통신사에 치중된 통신사업에 대한 공정한 경쟁관계를 유도한다면, MVNO 사업의 성공적인 정착과 정부가 주창하는 가계통신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년간 침체된 경제로 가계통신비 절감과 시장활성화라는 부담을 가진 정부에 MVNO사업은 간과할 수 없는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중요한 사업이다. 과거 별정사업자 선정의 과오로 시장의 혼탁과 소비자의 불이익을 초래했던 사례를 거울삼아, MVNO 사업자에는 기존 3개의 거대통신사와 케이블업계의 4분할 구도를 통한 공정한 경쟁관계를 구축하고, 산업 간 상생관계를 유도할 수 있는 케이블 사업자가 선정돼야 할 것이다.

신현덕 HCN 영업총괄실 이사 hyhahy@hc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