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요금 인하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이통 요금 수준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별도의 기준과 비교 방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메릴린치 등의 국가별 이동통신 요금 비교 기준 및 방법론에 대한 타당성에 대한 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이통 요금 인하 논란의 또 다른 ‘화두’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조사기관에 따라, 비교 기준에 따라 이동통신 요금 수준이 달라지는 등 우리나라를 비롯 각 국가의 이통 요금 수준이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OECD와 메릴린치 자료에서 드러난 것처럼 미국이 이통 요금이 가장 비싼 나라(OECD)로, 혹은 가장 저렴한 국가(메릴린치)로 나타나는 등 조사 기준 혹은 방법에 따라 순위가 극단적으로 변할 정도다.
이와 관련, SK텔레콤과 KT는 우리나라 이통 요금 수준의 적정성을 파악하기 위해 이용시간 대비 요금 수준과 서비스 대비 요금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SKT와 KT는 우리나라와 주요 국가의 이용 시간과 요금 수준을 파악, 우리나라 이통 이용자의 실제 요금 부담이 어느 정도인 지 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용시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이용자가 지불하는 요금과 다른 나라 이용자의 지불 요금을 비교함로써 우리나라 이통 요금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자는 취지다.
남영찬 SKT 부사장은 “한국의 요금수준이 어느정도인지를 객관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통신요금 국제비교 조사단’을 구성, 주요 국가의 이통 요금을 조사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일본은 OECD의 조사와 별도로 ‘도쿄모델’이라는 자체 조사 방식을 개발, ‘도쿄지수’를 운영 중으로, ‘도쿄모델’은 일본인 평균 통화량을 기준으로 각국과의 요금을 비교하고 있다.
이와 함께 SKT와 KT는 주요 국가의 이통 요금 수준과 서비스 수준을 대비, 우리나라 이통 요금의 적정성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우식 KT 사장(개인고객부문장)은 “우리나라 이통 커버지리 및 접속성공율 등 서비스 수준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며 “미국은 지하철은 물론이고 도시 내에서도 이용 불가능한 지역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는 이용자가 체감하는 서비스에 대한 지불 비용이 적합한 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나 다름없다.
또 우리나라 이통 이용자가 보다 고품질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게 SKT와 KT 등 이통 사업자의 지속적인 투자 결과로, 이통사업자의 수익이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이해해 달라는 요구다.
SKT와 KT의 이같은 행보는 객관적이고 합리적 비교 기준을 근거로 우리나라 이통 요금에 대한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요금 인하 적절성을 판단하자는 취지로 해석되지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외부 요인에 인한 이통 요금 인하 요구를 더 이상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