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산간벽지에 `초고속망` 깐다

2500억 투입…내년부터 광대역통합망 구축

 정부가 오는 2014년까지 2500억원을 투입해 농어촌 산간벽지에서도 인터넷TV(IPTV)·인터넷전화(VoIP) 등 초고속 결합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광대역통합망(BcN) 구축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실상 전 국토에 초고속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수립한 ‘농어촌지역 BcN 구축’ 사업이 예비타당성 정책적 종합평가(AHP)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부터 5년간 총 2326억원을 투입, 50가구 미만 농어촌 지역 50만여 가구에 BcN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 지난 1995년 초고속망 사업에 이은 두 번째 국가 브로드밴드 구축 전략이어서 주목된다.

 정부는 자치단체와 매칭펀드 방식으로 구축비 50%를 지원하고 나머지 50%는 민간 통신업체가 부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방통위와 정보화진흥원은 현재 내년 국비 109억원을 포함해 총 500억원 안팎의 사업비를 우선 투입하는 방안을 재정부와 협의 중이다.

 농어촌 BcN 구축사업은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인구가 적은 농어촌에 50Mbps급 이상 BcN을 구축하지 않아 광대역인터넷·IPTV·VoIP 등의 결합서비스 불모지로 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올해부터 IPTV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농어촌 지역의 IPTV 접근권 제한 등 도시와 농어촌 간 정보격차가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정부는 향후 농어촌 BcN이 구축되면 IPTV를 이용해 원격 교육·농수산물직거래·원격 의료 등 특화 서비스를 제공, 정보기술(IT) 기반 복지 확대와 농어촌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농어촌 BcN 사업으로 관련 장비 및 소프트웨어 업체도 모처럼 특수를 맞게 됐다. IPTV 사업자·콘텐츠 제공업체 등도 고객을 늘리는 등 경제 파급력도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일본·호주 등 세계 각국이 경제위기 극복 전략으로 정부 주도의 대규모 브로드밴드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한 단계 더 진전한 국가 차원의 초고속인터넷 대응전략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일본은 지난 2006년 ‘차세대 브로드밴드 구상’을 발표, 농어촌 가정까지 광케이블(FTTH)이 구축되면 구축비의 3분 1을 정부에서 보조해주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지원을 신청한 자치단체 중심으로 구축돼 전국 단위로 확대되지 못했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 출범과 함께 2012년까지 미국 내 모든 가정에 100Mbps급 망을 구축하겠다는 ‘브로드밴드 뉴딜’을 발표했으며, 호주는 향후 8년간 전국 가정의 90%가 BcN을 이용하고 나머지 농어촌 벽지는 위성인터넷을 연결하는 ‘국가브로드밴드네트워크(NBN)’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영로 정보화진흥원 디지털인프라단장은 “전국에 걸쳐 50가구 이하 농어촌 마을까지 BcN이 구축되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며 “과거 초고속망사업을 통해 정보기술(IT) 관련 부가산업이 창출됐듯이 농어촌 BcN이 구축되면 농어촌 벽지로 IPTV 등 융합서비스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