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공조 범위를 네트워크 구축에서 서비스, 단말 등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주파수, 상호접속료 등 각종 이슈에서 서로 날을 세우는 3사지만 시장 수익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동 대응으로 비용을 줄이고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예산 절감 및 서비스 고도화 효과가 드러나고 있어 이런 경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트워크 공동 구축=이통 3사는 지난 2월 부산 센텀시티를 시작으로 신축 빌딩 내 안테나 등 네트워크 장비를 공동으로 구축하고 있다. 그동안 네트워크의 경우 경쟁력의 핵심이었기 때문에 같은 공간에 3사가 각기 따로 구축했다. 이로 인해 비효율적인 공간 활용, 비용 확대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월 ‘인빌딩 공동구축 협정’을 맺고 현재까지 남산 크라펠리스, 용산 리펜시아 등 주상복합 건물과 송도 u시티 홍보체험관 등 17개 건물에 공동으로 구축했다. 최대 60%까지 투입 비용이 줄어드는 등 비용 절감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내년에도 공동 구축 건물을 늘려갈 방침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연말까지 총 73개 건물에 공동으로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공동 구축을 통해 비용이 50∼60%까지 절감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 서비스 제공=이통 3사가 서비스를 공동으로 제공하면서 이용자 만족도를 높여가는 사례도 있다. 그동안 각기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경쟁사 가입자와 호환되지 않아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이통3사는 자사 가입자끼리만 가능했던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를 지난 4월 연동하면서 휴대폰 가입자라면 누구하고나(일부 기종 제외) 메신저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문자 메시지를 선불카드 형태로 만들어 실물 상품으로 판매하는 ‘기프트 문자’ 서비스를 다른 사업자 가입자들끼리도 선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폐휴대폰을 공동 수거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통3사는 기존 자사 가입자의 휴대폰만 수거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경쟁사의 폐 휴대폰까지 수거하고 있다. 경쟁사 휴대폰의 경우 수거하더라도 재활용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비용만 투입되는 활동이지만 환경보호, 이용자 편의 증진을 위해 공조를 시작한 것이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