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회 베니스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수상작으로 이스라엘 새뮤얼 마오즈 감독의 `레바논`이 선정됐다.
12일 저녁(현지시각) 폐막된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의 영예를 차지한 `레바논`은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이스라엘 젊은 병사들의 시각에서 묘사한 반전영화이다.
마오즈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나는 이 작품을 세계 곳곳의 전쟁터에서 살아서 그리고 무사히 돌아 온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바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멀쩡하게 일하고 결혼하며 아이들을 낳았을 것이다. 하지만 전쟁의 기억은 그들의 영혼에 깊이 뿌리박혀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당시 21살의 젊은 신병으로 참전했던 마오즈 감독은 자신이 경험했던 두려움과 탱크 안에서의 밀실공포증의 전염 등을 한 편의 드라마로 만들어냈다.
이스라엘의 침공은 20여년 동안 지속된 장기간의 점령으로 이어졌고, 마오즈 감독 역시 25년간 고통스런 기억에 시달렸다.
황금사자상 수상자이기도 한 리안 감독을 심사위원장으로 한 심사위원단은 "최근 이스라엘 미니-웨이브(mini-wave)의 가장 대담하고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최고상을 놓고 경쟁했던 미국의 토드 솔론즈 감독의 `전쟁 기간의 삶`은 각본상을 받았다.
은사자상에 해당하는 감독상은 1953년 미국 CIA가 지원한 이란 쿠데타를 배경으로 4명의 여자들의 삶을 그려낸 영화 `남자 없는 여자들(Women Without Men)`을 감독한 이란 출신의 여감독 시린 네샤트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독일계 터키 감독 파티 아킨이 감독한 `소울 키친`에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패션 디자이너 출신의 미국 톰 포드 감독의 데뷔 작품 `싱글 맨(A Single Man)`에서 애인이 죽은 뒤 외로움에 사로잡힌 동성애자 대학교수 역을 맡은 영국 배우 콜린 퍼스에게 돌아갔고, 여우주연상은 이탈리아 영화 `라 도피아 오라`에서 호텔 웨이트리스로 분한 러시아 여배우 크세니야 라포포르트가 차지했다.
올해 베니스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은 2005년 `브로크백 마운틴`, 2007년 `색, 계`로 두 차례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리안 감독이 맡았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캐피털리즘:사랑이야기`와 코맥 매카시의 원작을 토대로 한 존 힐코트 감독의 `더 로드` 등 두 편의 유명한 미국영화는 수상하지 못했다.
올해 베니스영화제에는 조지 클루니, 매트 데이먼, 니컬러스 케이지, 에바 멘데스, 비고 모르텐슨, 오마 샤리프 등 영화계 스타들뿐 아니라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올리버 스톤 감독의 다큐멘터리 `국경의 남쪽`을 지원하기 위해 레드 카펫을 밟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