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OTRA와 팬택이 이룬 `수출 시너지`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인 스페인의 텔레포니카가 한국산 휴대폰 구매 규모를 올해 8900억원에서 내년 1조원 이상으로 늘릴 전망이다. 또 삼성·LG전자뿐 아니라 팬택 제품도 구매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달 초 퀄컴을 2대 주주로 영입, 부채 7626만달러(약 950억원)를 출자 전환하며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팬택에는 또 한 번의 낭보가 아닐 수 없다. KOTRA 초청으로 지난 12일 방한한 킴 파우라 사장은 본지와 단독 인터뷰에서 “방한 기간 중 팬택을 방문해 4∼5개의 흥미 있는 단말기를 발견했다”며 “텔레포니카가 서비스하는 지역인 유럽에서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제품”이라면서 관심을 표명했다.

1924년 설립된 텔레포니카는 2008년 기준 매출 848억달러로 포천 500대 기업 중 66위를 차지했다. 통신 분야에서는 유럽과 중남미 시장을 석권한 세계 5위 기업이다. 지난 3월 기준으로 무선가입자 1억9000만명을 포함해 전 세계 유무선 가입자 2억6000만명을 확보했다. 유럽 최대 통신사업자인 O2의 대주주로 특히 브라질·페루·칠레 등 남미에서는 위성과 케이블TV뿐 아니라 유무선 전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글로벌 종합방송통신사업자다.

이러한 텔레포니카의 한국산 휴대폰 구매 확대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유럽 지역을 주력으로 하는 텔레포니카가 국산 하이엔드 단말기의 경쟁력을 인정했다는 것은 우리 기업의 꾸준한 품질과 디자인 개선이 뒤따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일이 KOTRA의 역할이다. 조환익 사장 체제 이후 글로벌 기업의 방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KOTRA의 노력이 이번 성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번 일은 수출 지원기관의 적극적인 글로벌 기업 CEO의 초청과 국내 기업의 마케팅이 결합해 시너지를 만든 사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