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 (163)상황별 커뮤니케이션-협조 요청할 때](https://img.etnews.com/photonews/0909/090917103227_2096430470_b.jpg)
전자수첩을 새로 샀다. 찾고 싶은 단어마다 제대로 검색이 안 된다. 전자수첩이 문제가 아니라 검색방법을 모르는 내 문제임이 틀림없다. 옆에 다른 동료들은 한가한데 아무도 날 돕지 않는다. 이 또한 동료의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요청하지 못한 내 문제임이 틀림없다. 늘 손해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늘 덕을 입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태도도 다르지만 요령도 다르다. 남에게 덕을 입는 요령, 남에게 협조를 잘 받는 요령이 여기 있다.
첫째, 상대편에서 어떤 이점이 있는지를 먼저 말한다. 대체로 다급한 마음에 자신의 사정을 먼저 하소연하는데 상대방은 별 관심이 없다. 상대에게 어떤 관련이 있고 어떤 이점이 있는지가 먼저다. 내가 하고 싶은 말부터 하지 말고 상대가 듣고 싶어할 말부터 먼저 하자.
둘째, 부탁할 일이 있을 때 그 쓰임처와 목적을 전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급하다고 부분만 얘기하면 대충 조각만 때운다. 자동차 도색을 해도 부분을 맡길 때보다 전체를 맡길 때 더욱 공들인다. 미리 전체의 목적과 큰 그림을 알리자. 무엇을 위해 언제까지 필요하며, 상대에게 부탁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책임감을 갖는다.
셋째, 상대가 쉽게 도울 수 있도록 돕는다. 상대의 시간만 빌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펀딩하는 것이다. 심부름 시키듯 막연하게 떠넘기는 일은 누구도 하고 싶지 않다. 기대하는 내용의 예제를 샘플로 제공하거나, 30% 정도 미리 진행한 후에 칸을 마저 채우도록 추가보완을 요청해보자. 앓느니 죽겠다는 생각이 드는가? 그렇게 이거저거 신경쓰느니 혼자 야근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혼자서 빛나는 별은 별이 아니다. ‘나 때문에’보다 ‘네 덕분에’라고 말하는 사람이 오래 간다. 혼자 감당하기 벅찬 일을 끌어안고 화내지 말고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기분 좋게 공을 나누자. 부탁하는 사람은 5분 동안 바보가 될 수도 있지만 부탁하지 않은 사람은 평생 동안 바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