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6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서 또다시 미디어법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회의 안건은 2008년도 세입.세출 결산심사였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지난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문제로 삼으면서 여야간 공방이 오갔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당시 야당도 미디어 관련 입법안을 모두 제출했는데 한나라당이 본회의장 의장석 점거를 하면서 언론악법이 불행한 처리 과정을 거치게 됐다”면서 “고흥길 위원장은 소관 상임위 위원장으로서 최소한 유감 표명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의원은 또 “국민 65%가 반대하는 미디어법을 문화부가 국민의 예산을 낭비하면서 TV 광고를 한 것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김부겸 의원은 정부가 미디어법 TV 광고를 사전에 제작했다며 미디어법 강행처리가 시나리오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통상 1∼2주일 걸리는 TV 광고가 미디어법이 통과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방송됐다”면서 “광고 제작업체 사장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의 카피를 만들어 줬던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미디어법 처리 자체가 위헌이라고 하는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면 된다”면서 “이를 놓고 다시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회의가 소집된 이상 정상적으로 시작하자”고 말했다.
같은 당 한선교 의원은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발의하고 국회에서 통과시켰지만 정부.여당이라는 큰 틀에서 미디어산업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서 “문화부가 정부의 시책에 대한 광고를 하는 것은 잘한 일”이라고 밝혔다.
유인촌 장관은 미디어법 TV 광고와 관련, “광고는 미디어법의 왜곡된 부분에 대한 해명광고”라면서 “오해된 부분에 대해 바로 알리기 위해 광고를 제작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미디어법 처리에 반대하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던 민주당 천정배 최문순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