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방과 자율만이 인터넷 재도약 이끈다

 대한민국 인터넷 재도약을 위한 키워드로 개방와 자율이 제시됐다. 지난 17, 18일 이틀간 제주 중문관광단지에서 열린 ‘리프트 아시아 09’에 참석한 우리나라 1세대 인터넷 대표주자인 허진호 아이네트 창업자, 이재웅 다음 설립자, 이동형 싸이월드 공동 창업자가 밝힌 내용이다. 3인이 공식 석상에서 만난 것도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해진 NHN 창업자만 있었다면 완벽한 조합이다.

 싸이월드를 만든 이동형 창업자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많은 인터넷 서비스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폐쇄성으로 인해 글로벌화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금 한창 열풍에 휩싸인 트위터나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등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의 원조가 사실 우리나라 싸이월드다. 해외에서 수많은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싸이월드는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글로벌화에 실패했으며, 정작 SNS의 폭발적인 효과에 따른 과실을 외국 후발 주자들이 따먹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 방한한 빈튼 서프 구글 부사장은 “개방성이 보장돼야, 인터넷이 지속적인 경제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며 “개방성과 접근성, 모바일 등 인프라 등 환경이 먼저 조성돼야만 실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허진호 아이네트 창업자는 인터넷의 자율 정화 기능을 강조하며 정부는 조정자로써의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인터넷 자율성은 특히 현 정부 들어 촛불 사태를 겪으며 정부가 각종 규제를 가해 인터넷산업의 발전을 막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실명제 도입, 사이버 모욕죄 신설 등에 대한 격렬한 찬반 논쟁이 벌어졌으며 사회 갈등을 조장했다. 인터넷은 자율이 생명이다. 자율은 책임지는 자유다. 믿고 맡겨 스스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방과 소통이 핵심인 웹2.0 시대 다양성을 가로 막는 규제 철폐만이 인터넷의 제2 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이들의 말을 새겨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