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비틀즈의 등장으로 시작된 ‘영국의 침공(British Invasion)’이 온라인 음악 시장에서 다시 재현될까?
유럽에서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신성’으로 떠오른 ‘스포티파이(Spotify)’가 연내 미국 시장 입성을 앞두고 연착륙 여부가 주목받는다고 21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스포티파이는 600만여 곡의 음악을 저작권자로부터 라이선스를 획득한 뒤 무료로 제공한다.
스트리밍 방식이지만 ‘캐싱’방식으로 한 번 들은 음악을 들을 때마다 다시 선택하는 번거로움을 없앴기 때문에 마치 사용자의 하드디스크에 다운로드한 음악을 듣는 것과 같다.
무료로 음악을 듣는 대신 20분마다 음악 사이에 20∼30초짜리 광고가 삽입된다.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면 광고없이 더 깨끗한 음질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무료로 방대한 곡을 골라 들을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스포티파이는 서비스 개시 11개월 만에 유럽 지역 6개국에서 500만명의 회원을 끌어모았다. 사용자당 일일 평균 서비스 접속 시간도 72분에 달한다.
얼마 전 애플이 아이폰용 스포티파이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면서 모바일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등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이 서비스가 직면한 도전 과제도 만만치 않다.
유사한 형태의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광고 유치와 유료 가입자 확보에 실패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맥을 못 춘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는 유럽에서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유니버셜뮤직·워너뮤직그룹 등 주요 음반사로부터 음악 라이선스를 사들였지만 미국에서는 이것만으로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에서 판도라미디어·AOL뮤직·마이스페이스뮤직·마이밈 등 쟁쟁한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이 서비스 중이지만 이들 모두 급성장을 거두지는 못했다.
포레스터리서치 마크 멀리건 부사장은 “스포티파이가 미국 시장에 연착륙하려면 광고주 모집 외에도 전체 회원의 5∼10%를 유료 회원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가입자들에게 스포티파이의 유료 서비스 사용료(199달러)는 적지않은 부담이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손익분기점을 통과한다는 방침이지만 ‘스포티파이=무료 음악’이라는 공식이 깨지기 전까지 성공 여부를 점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